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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회 수도 규칙서 토대로 쓴 직장생활 안내서 「베네딕토처럼 일하라」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02-12 수정일 2019-02-13 발행일 2019-02-17 제 3132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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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록 지음/이창훈 옮김/232쪽/1만4000원/가톨릭출판사

베네딕토 성인이 알려주는 직장생활 핵심은 ‘경청’
비창의적·비효율적 업무 해결하려 수도 규칙에서 직장생활 지혜 탐구
‘노동자 가치 인정’에서 해답 찾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황금같은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 출근이 두려운 ‘월요일 병’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사람보다 노동에 방점을 둔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일을 통한 자아실현은 꿈에 가깝다.

직장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갤럽이 2013년 전 세계 14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13%만 일에 전념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각각 76%, 75%의 직장인이 일에 집중하지 못했고, 일본의 경우 이 수치는 97%에 달했다.

직장인의 업무 이탈은 업무 비효율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창의성을 감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간관계, 조직 행동, 감성 지능 분야에서 35년 넘게 연구해 온 마이클 록은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치와 개인의 존엄, 윤리적 처신이 함께하는 일터, 즉 ‘가치 터’(worth place)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치 터를 찾기 위해 그가 참고한 것은 베네딕토 성인의 「수도 규칙서」다.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이 본질적으로 살아 있고 체험적인 학습을 설계하는 지속적인 배움의 장이 되기를 바랐던 베네딕토 성인은 「수도 규칙서」에 삶의 여러 현실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담았다. 성인은 “사람들이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려면 일하는 그 사람을 인정하는 일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노동자의 가치를 역설했던 그의 가르침은 몇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마이클 록이 펴낸 「베네딕토처럼 일하라」는 「수도 규칙서」를 통해 직장생활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책은 「수도 규칙서」의 핵심 단어인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의를 기울여 듣는 행위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에서의 경청은 업무의 효율성과 연결된다. 동료의 말을 경청할 때 상대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고 관계 개선의 원동력이 된다. 이 같은 관계의 선순환을 통해 직장인의 업무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관리자와 지도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이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경청하기를 실천한다면 직원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책은 밝힌다. 또한 업무 이탈 징후에 대응하기 위해 ‘호기심의 정신’, ‘가치 건설’, ‘주의 기울이기’, ‘있는 그대로 행하기’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일의 의미를 찾기 힘든 직장인을 위한 책으로 직장인들이 보다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게 돕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