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젊은이생명축제·젊은이와 함께하는 생명을 위한 미사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2-12 수정일 2019-02-13 발행일 2019-02-17 제 3132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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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힘차게 외쳤다 “낙태죄 폐지 반대합니다”
생명 희망 뮤지컬 공연
성과 사랑 주제 토크쇼 등 생명의 소중함 새긴 시간

“생명 사랑, 우리의 몫입니다.” 2월 11일 젊은이생명축제와 젊은이와 함께하는 생명을 위한 미사에서 젊은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특히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젊은이생명축제에서 젊은이들은 주축이 돼 다양한 생명 수호 활동을 펼쳤다. 교회는 젊은이와 함께하는 생명을 위한 미사에서 이들을 지지했다. 생명 수호를 위해 모인 교회와 젊은이들의 모습을 전한다.

2월 11일 젊은이생명축제에서 프로라이프대학생회가 ‘낙태죄 폐지 여론에 대한 청년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생명 사랑” 외친 젊은이들

젊은이생명축제에서 젊은이들은 한 목소리로 “생명 사랑”을 외쳤다. 방식은 저마다 달랐지만, 생명을 수호하겠다는 마음만은 하나였다. 대학생 생명운동단체 프로라이프대학생회(회장 이유진)는 ‘생명 희망 뮤지컬’인 ‘1박 2일’ 공연을 통해 “우리 모두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1박 2일’은 프로라이프대학생회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와 사회에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기 위해 만든 뮤지컬로, 대학생 커플이 1박 2일간 여행을 떠났다 예기치 못하게 생긴 태아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내용이다. 뮤지컬에서 태아는 “책임은 잘못한 사람이 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저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지만, 제 심장은 뛰고 있고 저는 숨을 쉬고 있어요. 저는 단지 아빠, 엄마랑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에요. 제발 살려주세요”라며 눈물을 흘린다.

이날 프로라이프대학생회는 낙태죄 폐지 반대 의사도 표명했다. 이들은 “낙태법 폐지 여론에 대한 청년들의 입장을 밝힌다”며 네 가지 사항을 말했다. ‘인간의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생명권은 어떤 권리보다 우선시돼야 한다’, ‘낙태죄 폐지는 생명경시풍조를 가져온다’, ‘책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등이다.

서울대교구 청년성령쇄신봉사회 ‘루하’를 포함해 전국 청년성령쇄신봉사회연합회(회장 유상빈)는 노래와 율동찬양으로 생명을 찬양했다. 이들은 ‘하느님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시는지’를 주제로 마임도 선보였다.

전국 청년성령쇄신봉사회연합회 유상빈(이냐시오) 회장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내 안에 하느님의 숨결이 있고, 그 숨결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큰 사랑인 이 숨결로, 전국의 청년성령쇄신봉사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생명을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 어른들과 함께 생명에 대한 고민도…

젊은이들은 어른들과 함께 생명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가정, 그 소중한 기쁨’을 주제로 마련된 ‘생명 사랑 토크쇼’에서 젊은이들은 손세공(비오)·배금자(카타리나)씨 부부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었다. “기혼이라고 해도 장애아를 낳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어떻게 하느냐”, “충분히 성관계를 즐기고 잘못될 경우 낙태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 등이었다. 이들 부부는 20년 가까이 부부 일치와 사랑에 대해 여러 강의와 상담을 해왔다.

젊은이들의 질문에 부부는 “대부분 성을 자신의 쾌락을 위해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렇다”며 “성은 자신이 아닌 상대의 만족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관계는 상대를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희생하겠다는 봉헌”이라며 “성관계는 상대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최정은(보나·21)씨는 “생명 수호에 대한 생각을 굳게 다졌다”며 “젊은이들의 열정이 느껴져 좋았고, 생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뜻이 사회에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윤자(세라피나·67·부산 문현본당)씨도 “젊은이들의 생명 수호 활동이 보기 좋고 바람직한 것 같다”면서 “어른들도 생명을 사랑하고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 교회는 젊은이들 축복

교회는 젊은이와 함께하는 생명을 위한 미사를 거행해 생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신해 생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강복하며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이들은 모두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오랫동안 생명 수호 운동에 앞장서온 (재)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 이사장 오웅진 신부(청주교구 꽃동네대학교 이사장)도 임산부와 불임부부, 미혼모, 낙태 후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여성 등 생명을 사랑하는 모든 젊은이들을 위해 축복기도를 했다. 오 신부는 “내 생명도 중요하지만, 남의 생명도 중요하다”며 “다 같이 마음을 합해 생명 수호를 위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미사 주례를 맡은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우리의 공동선은 생명을 살리고 나아가 우리 생명이 몸담은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며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목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주교는 “생명을 사랑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생명의 축복이 자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젊은이 윤성태(프란치스코·25·수원교구 성남 도촌동성베드로본당)씨는 “교회가 불임 여성을 비롯해 젊은이들을 응원하는 자리가 마련돼 좋았다”고 말했다.

‘생명 사랑 토크쇼’를 진행한 손세공(비오)·배금자(카타리나)씨 부부가 신상현 수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프로라이프대학생회가 선보인 생명 희망 뮤지컬 ‘1박 2일’.

젊은이와 함께하는 생명을 위한 미사에서 참례자들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서로서로 ‘사랑합니다’ 인사하고 있다.

이날 젊은이생명축제에는 많은 수의 청소년들도 참석했다.

■ 사랑과 책임 연구소 이광호 소장이 추천하는 영화와 책

“사랑은 책임… 이것을 확실히 알아야죠”

“함께해요. 생명 사랑.” 사랑과 책임 연구소 이광호(베네딕토·45·수원교구 의왕 청계예수성심본당) 소장은 1월 31일 경기 의왕 하우현성당 인근 카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생명의 중요성을 깨닫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관련 정보를 줄 수 있는 영화와 책을 소개하면서다. 그는 영화 ‘옥토버 베이비’(October baby)와 책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사랑과 책임의 성교육 편지1」을 추천했다.

영화 ‘옥토버 베이비’는 원치 않게 태어난 아이를 통해 낙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다. 어릴 적부터 천식 등 온갖 질병으로 고생했던 주인공 한나는 그 원인이 자신이 낙태 실패로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고, 이를 통해 영화는 낙태 시도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려 준다.

책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사랑과 책임의 성교육 편지1」은 제목 그대로 이 소장이 성과 관련한 10가지 주제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편지를 담은 책이다.

이 소장은 “청소년들이 ‘사랑은 책임’이라고 확실히 인식하도록 ‘양육비 책임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회가 앞장서 책임의 성교육 기회를 마련하고 알릴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