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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 펴낸 구중서 명예교수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9-01-29 수정일 2019-01-29 발행일 2019-02-03 제 3131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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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215쪽/1만3000원
“교회와 사회가 나아갈 방향은 ‘인간성 회복’”
선종 10주기 맞아 낸 증보판
다양한 일화 함께 소개하며 추기경 영성 따르는 삶 강조

구중서 명예교수.

“많은 사람들이 김 추기경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사회정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일들도 고인의 큰 업적이지만, 사목자로서 본분의 역할을 다했던 것이 이러한 평가로 이어진 것입니다. 김 추기경은 모든 인간을 하느님의 자녀로 받아들이셨던 위대한 사목자였습니다.”

문학평론가 구중서(베네딕토·83) 수원대 명예교수가 김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평전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을 펴냈다. 구 명예교수는 1971년 가톨릭 잡지 「창조」의 편집주간을 맡으며 발행인이었던 김 추기경과 만나 40여 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다.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은 구 명예교수가 지난 2009년 쓴 김수환 추기경 평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의 증보판이다. 구 명예교수는 기존의 평전에 10주기의 의미를 담고, 앞으로 우리가 김 추기경을 어떻게 기억하고 따라야할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구 명예교수는 “선종 10주기를 맞아 우리사회와 교회가 김 추기경이 생전에 가졌던 뜻을 되살려 이 땅에 실현시키고자 하는 바람에서 다시 평전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가난한 순교자 집안에서 자란 김 추기경은 독실한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바로 위의 형과 함께 신부의 길에 들어섰다.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은 가난한 시골 성당 주임 신부 시절 미국의 가톨릭구제회 지원금을 얻어가 고해소에서 가난한 신자들에게 나눠준 일화부터, 가톨릭시보(현 가톨릭신문) 사장 시절 제2차 바티칸공의회 홍보에 최선을 다해 교회의 사회참여와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한 일, 국가보위법을 비판한 71년 성탄 강론, 1987년 6·10 민주항쟁 당시 최후의 보루로 명동대성당을 지킨 일화 등을 통해 김 추기경의 삶을 되짚었다.

구 명예교수는 “김 추기경은 세계교회 안에서 한국교회의 위상을 크게 높였으며,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면서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은 고단했지만 행복했던 김 추기경의 삶을 되짚어보는 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람들은 김 추기경의 사회참여를 정치적인 의도로 해석하는 등 오해하기도 했다. 구 명예교수는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에서 김 추기경의 신앙에서 비롯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실례를 들어 객관적인 입장에서 밝히고자 노력했다.

구 명예교수는 “김 추기경이 이처럼 성직자의 신분으로 사회참여의 선봉에 섰던 것은 ‘교회를 위한 교회가 아닌 세상을 위해 봉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입각한 것이었다”면서 “이는 보수, 진보 등 이념을 넘어서 하느님의 같은 자녀들인 ‘인간’의 존엄을 중요시한 김 추기경 자신의 신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념을 떠나 인간 회복의 정신으로 이 땅의 진실된 역사 창조에 우리 모두가 이바지해야 한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잡지 「창조」 창간사에서 한 말씀이다. 구 명예교수는 김 추기경이 강조한 인간성 회복이야말로 우리사회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김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는 오늘날 우리는 화해와 평화의 물결이 한반도에서부터 세계로 퍼져가도록 이바지해야 할 소명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추기경의 영성을 따르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모범이며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최근 부진한 교세 발전 상황에서 김 추기경의 영성과 삶을 되새기고 실천하는 것은 교회 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