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톨릭신문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업무협약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9-01-29 수정일 2019-01-30 발행일 2019-02-03 제 313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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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교회 안팎에 알리겠습니다”
국채보상운동정신 세계화 등 공동관심사 연구에 협력할 것
올해 하얼빈의거 110주년 기념 공동으로 학술대회 개최 예정

가톨릭신문사(사장 이기수 신부)가 사단법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상임대표 신동학)와의 업무협약(Memorandum of Understanding)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 사상을 보다 깊이 연구하고 교회 안팎에 폭넓게 알릴 수 있는 기반을 새로 갖추게 됐다.

■ 가톨릭신문-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업무협약 체결

가톨릭신문사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1월 23일 가톨릭신문 대구본사 역사전시관에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공동조사·연구 및 안중근 동양평화론 실천을 위한 업무 협력 및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과 국채보상운동 정신의 세계화 등 공동관심사를 연구하고 확산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과 교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특히 양 기관의 전문적인 역량과 인프라를 공유, 학술대회 등의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정보 등을 교환한다. 올해는 안 의사의 하얼빈의거 110주년을 기념해 가톨릭신문-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가 공동 기획하는 학술대회도 열 계획이다.

이기수 신부는 “한반도의 평화는 세계 평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대의 과제”라며 “올곧은 신앙인으로 세계 평화를 위한 큰 뜻을 남긴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교회 안팎에 널리 알리기 위해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와 협력을 이뤄나가게 됐다”고 전했다.

업무협약에는 이기수 신부와 신동학 상임대표를 비롯해 대구가톨릭대 안중근연구소 박주 소장,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이경규 이사와 김지욱 전문위원, 김영균 사무처장, 가톨릭신문사 주간 이영탁 신부와 장병일 편집국장, 이석규 총무국장 등이 참가했다.

1월 23일 오후 3시 대구시 중구 서성로 가톨릭신문사 대구본사 역사전시관에서 진행된 가톨릭신문사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업무제휴 협약식 중 이기수 신부(오른쪽 여섯 번째)와 신동학 상임대표(이 신부 왼쪽) 등 양 기관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 MOU 체결 의미와 전망

이번에 맺은 가톨릭신문과 기념사업회 간의 업무협약은 안 의사의 사상과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개개인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알리고, 세계화 하는데 힘을 싣는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안중근 의사(토마스·1879~1910)는 정의와 평화 등 그리스도교 신앙을 사회적 차원에서 실천하는데 투신한 신앙인이다. 그는 한국교회 초기 평신도 신앙선조들의 믿음을 충실히 이어갔을 뿐 아니라, 민족의 구원과 동양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하고 한국교회의 사회적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동양평화론’은 미완으로 남았지만, 대한민국과 동북아를 넘어 세계 모든 국가들의 평화로운 공존과 상생의 방안을 제시한 사상으로 현 시대에도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안 의사는 국채보상회 관서지부를 조직하고 국채보상운동을 범국민적으로 확산하는 데에도 헌신했다.

하지만 안 의사의 신앙과 삶은 1993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공식적으로 안중근 의사 추모미사를 봉헌하기 전까진 제대로 연구, 현양되지 못했다. 뮈텔 주교가 ‘십계명을 어긴 살인자’로 단죄한 것이 배경이었다.

이후 교회는, 안 의사의 의거는 교회의 가르침, 구체적으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사회교리 등에 근거해 그리스도적인 사랑과 정의에 바탕을 둔 행동이며 정당방위이자 정당한 전투행위라고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다.

가톨릭신문은 196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안 의사의 삶을 올바로 소개하는데 힘써왔다. 1993년엔 한국가톨릭문화사연구회가 주최한 학술심포지엄을 후원하면서 범죄자로 단죄 받아왔던 안 의사의 복권에 기여하기도 했다.

현재 가톨릭신문사는 2027년 창간 100주년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와 아시아 복음화 사명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연구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복음화, 나아가 전 세계에 평화의 복음을 전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기념사업회와도 이러한 면에서 공동노력을 기울이며, 학술 연구 등의 사업을 이어나간다.

대구가톨릭대 안중근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경규 기념사업회 이사는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궁극적으로 국채보상운동의 책임과 나눔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면서 “‘세계시민’으로서 올바른 책임과 나눔 의식을 갖춘다면 평화를 구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이사는 “이제는 단순한 국채보상을 넘어 전 세계인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을 회복하는 이른바 ‘생태보상’을 실현할 때”라면서 “생태를 포함한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평화 구현의 중요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2002년 공식 창립한 ‘사단법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각종 강연회와 심포지엄, 시민문화탐방, 국채보상운동기념식 등을 주최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동화책과 소설, 도록 발간을 비롯해 뮤지컬과 마당극, 오페라 등의 문화 콘텐츠 사업 또한 지원하고 있다. 이에 앞서 1993년부터 이어온 활동은 대구광역시와 함께 벌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준공과 신(新)국채보상운동은 IMF 외환위기 대응책으로 실천된 금모으기 운동으로 귀결된 바 있다. 특히 기념사업회는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2017년 그 결실을 맺었다.

아울러 1999년부터는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한 고(故) 서상돈 선생의 뜻을 기려, 매일신문사와 공동으로 ‘서상돈상’을 격년마다 시상하고 있다.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내에 자리한 기념관에는 운동에 대한 사료 전반을 볼 수 있는 전시실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특별전시실 등을 갖추고 누구든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문의 053-745-6753, www.gukchae.com

● 신동학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상임대표

-평화·나눔 요청되는 시대…조상들의 얼 계승해 나가야

“앞으로 가톨릭신문과 공동 학술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추진해 미래 인재들에게 국채보상운동의 고유한 가치를 전하고 안중근 의사께서 주창하셨던 고귀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것입니다.”

신동학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상임대표는 특히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이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최초의 언론 주도 캠페인이었다는 것”이었다면서 “가톨릭신문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100년 전 언론과 민간의 협치 활동과 나눔, 책임 정신을 21세기에 다시 구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신 상임대표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평화와 책임, 나눔이 요청되는 시대이지만 우리 국민들조차 국채보상운동의 정신과 안 의사의 사상에 대해 올바로 알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신 상임대표는 “이러한 정신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심장이 아닌 머리로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면서 “시험문제 풀이를 위한 경직된 ‘지식’이 아니라 우리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얼을 계승하는 ‘정신’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각종 교육 과정은 물론 책자 발간과 공연 기획 문화 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상임대표는 아울러 “현재 기념사업회에서는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디지털 아카이브(기록 보관소) 및 라키비움(도서관·기록관·박물관 기능을 통합적으로 갖춘 기관) 구축 사업도 계획 중”이라며 “이를 통해 조국 수호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 우리가 그동안 너무 무책임했다는 반성이 이뤄지고 그 내용이 재조명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