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선종 20주년 제정구 의원의 부인 신명자(베로니카) 복음자리 이사장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1-29 수정일 2019-01-29 발행일 2019-02-03 제 3131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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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 돕는 일은 한반도 평화 위한 일”

신명자 복음자리 이사장은 우리 주변에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바로 북한주민이라고 말한다.

오는 2월 9일은 빈민운동의 대부로 평가받는 고(故) 제정구(바오로·1944~1999) 국회의원의 선종 20주년이다. 종교인들과 사회단체 등 수많은 이들과 단체가 제정구 의원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고인의 아내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 신명자(베로니카) 이사장이 있다.

1월 25일 시흥 신천동 작은자리복지관에서 만난 신 이사장은 제정구 의원의 선종 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이 그리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인과 평생의 동지이자 부부로 연을 맺었던 신 이사장은 “제정구 의원이 돌아가시고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한 고민에 앞이 깜깜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완전히 짐을 내려놓은 계기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추모미사 때였다. 신 이사장은 “미사 중 김 추기경님의 ‘밥이 되어라’라는 말씀이 나에게 하는 얘기 같았다”며 “내가 밥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회상했다.

모든 활동의 중심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다. 신 이사장은 “그 시대의 사회운동이나 인권운동, 빈민운동 등 모든 활동은 통일을 염두에 뒀다”면서 “나아가 제정구 의원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이뤄야만 세계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제정구 의원의 이런 정신을 이어받아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한 신 이사장은 “우리 주변에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북한주민임을 알았다”며 “북한에 조건 없이 내어줄 수 있는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트남에 집짓기 프로젝트를 통해 600채 이상 집을 지었지만 아직도 집이 없거나 철거 위기에 놓인 이들이 세계 곳곳에 널려 있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제정구 의원이 선종하기 보름 전, 딸에게 유언처럼 남긴 말이 ‘이제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하느님과 의논하며 살아라’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제정구 의원의 정신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신앙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끊임없이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자 했던 제정구 의원을 본받아 모든 일을 하느님 안에서 뜻을 찾고 실천하고자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