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선종 10주년 기념 특강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9-01-29 수정일 2019-01-29 발행일 2019-02-03 제 313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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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인간존중과 사랑 드러낸 추기경”
현대에도 영향 끼치는 영성 조명

1월 26일 서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기념 특강’에서 구요비 주교가 강의를 하고 있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부르며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돼 준 고(故) 김수환 추기경.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박승찬 교수)는 김 추기경의 10주기를 맞아 기념 특강을 열고, 김 추기경의 삶이 현대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짚어 봤다.

특강은 1월 25~26일 이틀에 걸쳐 서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발표자로는 박승찬(엘리야) 소장을 비롯해 서울대교구 구요비 주교(해외선교담당 교구장 대리), 손인숙 수녀(성심수녀회), 권길중(바오로) 전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이하 한국평협) 회장, 박일영(요한 사도) 전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소장이 참석했다. 발표자들은 각각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사랑을 비롯해 사랑과 정의를 바탕으로 한 교육, 참된 평화 등에 대한 김 추기경의 가르침을 전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삶은 선종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발표자들은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김 추기경은 ‘멘토’이자 ‘가이드’ 역할을 해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는 이유’를 주제로 발표한 박승찬 소장은 김 추기경의 삶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참된 행복’을 깨닫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추기경의 가르침은 현대사회의 위기에서 가톨릭 사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 준다”며 “추기경님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인간 존중과 사랑이고, 그 배경에는 하느님 사랑이 있다”고 밝혔다.

노동사목 현장을 누벼온 구요비 주교와 서울 상계동 빈민가에서 빈민 활동을 해온 손인숙 수녀는 당시 만난 김 추기경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전했다. 구 주교와 손 수녀는 김 추기경을 ‘도움을 청하면 거절하지 않으신 고마운 분’이자 한국 종교지도자의 역할을 알려 준 큰 어른으로 기억했다.

구 주교는 ‘가난과 정의의 편에 선 참된 목자’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1970년대 암울한 사회 속에서 김 추기경님의 메시지는 큰 울림을 줬다”며 “사제로서 사명감을 갖고 노동자들을 위해 사목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또 김 추기경이 가톨릭시보사(현 가톨릭신문사) 사장 시절, 청년 노동자들의 활동을 관심 갖고 보도해 줬다는 점도 짚었다.

‘가난한 이들의 친구이신 분’을 주제로 발표한 손 수녀는 ‘가난한 이들의 가장 큰 설움은 배고픔이 아니라 얼굴(자존심)’이라는 김 추기경의 가르침이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추기경님은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시고 그들을 형제로 받아들이신 분”이라며 “앞으로 우리 사회에도 이렇게 함께해 주고 울어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길중 회장은 ‘생명을 살리는 교육의 주창자’를 주제로, 박일영 전 소장은 ‘정의와 사랑의 열매인 평화’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앞서 한국평협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은 축사에서 김 추기경의 선종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참된 목자로 살아가셨던 추기경님은 본인을 100점 만점에 40점이라고 낮추시던 겸덕의 아이콘”이라며 “한 해 동안 진행될 추모 프로그램이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그분의 삶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