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천인준(베드로)씨

정다빈 기자
입력일 2019-01-29 수정일 2019-01-29 발행일 2019-02-03 제 313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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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희생이 아니랍니다 내적 정화 위한 치료제죠”

장애아 신앙생활 도우려
동료들과 봉사활동 기획

1월 26일 만난 천인준씨는 “학령기의 장애 청소년들이 어려움 없이 성당을 찾아 신앙생활을 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봉사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적 정화를 위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제라고 생각합니다.”

천인준(베드로·44·제2대리구 분당성마르코본당)씨는 2001년 성남동본당 장애아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구 장애아주일학교 교리교사연합회, 예비 신학생 자원봉사동아리 ‘한별’ 등에서 활동해왔다. 지금은 대건청소년회 봉사동아리와 장애아주일학교를 연계해 청소년들이 장애아주일학교 아이들을 돕는 봉사동아리 ‘우리누리’와 분당지구 장애아주일학교 사회체험활동 운영지원을 위한 동아리 ‘안단테’를 만들어 봉사 중이다.

오랜 기간 교구 안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천씨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조력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함께 봉사해 온 동료들은 큰 힘이 됐다.

청소년들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만나고 함께 어울리는 그가 보기에 봉사는 청소년들의 삶에 ‘쉼표’를 찍어준다.

“요즘 청소년들은 정말 바쁘고 힘들어요. 그런데 아주 고되고 힘든 봉사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오히려 너무 행복해합니다. 아이들은 노는 것만 좋아하고 봉사를 싫어하리라 생각하지만, 학생들도 나누고 봉사하는 일을 즐거워해요.”

더불어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위해 우리 교회도, 교회 안의 어른들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만들어 놓은 틀에 청소년들을 맞추려 하는 것 같아요. 어른들은 아직도 한 교실에 아이들을 모아 교리 교육을 하고 보여주기식 행사를 준비합니다. 그런데 한번이라도 청소년에게 어떻게 교리를 하면 좋을지, 주일학교 행사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지 않거든요. 청소년들이 성당에 나오면 정말 즐겁게 뛰어놀 수 있다고 생각해야 교회를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요?”

천씨는 앞으로도 교회 안의 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한다.

“장애 청소년과 비장애 청소년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가 있다면, 장애 청소년과 비장애 청소년 모두에게 성당을 찾는 즐거움과 의미를 찾게 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령기의 장애 청소년들이 어려움 없이 성당을 찾아 신앙생활을 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