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강신오(후고)씨

정다빈 기자
입력일 2019-01-22 수정일 2019-01-22 발행일 2019-01-27 제 313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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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순간 기도하는 것처럼 달릴 때도 기도가 절로 나와”

함께 달리는 것만으로도 선교
성지순례 코스도 발굴할 계획

강신오씨는 신앙은 마음을 단단하게, 마라톤은 몸을 건강하게 한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기도하면서 함께 달리자고 권유한다.

“처음에는 귀찮기도 하고 무척 힘들죠. 사람들이 왜 이런 걸 할까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점차 느껴지는 기쁨, 완주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 맛에 멈추지 못하고 계속 달리는 중입니다.”

강신오(후고·64·제1대리구 권선동본당)씨는 교구 마라톤 선교회 훈련부장이자 자타공인 마라톤 마니아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 300회 기록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3월 17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완주하면 300회 달성입니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17년 만이다.

강씨는 기도하는 마라토너로 유명하다. 묵주를 손에 쥐고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달린다.

“마라톤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일상에서도 힘겨운 순간,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이 오면 기도하게 되는 것처럼 달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의 한계를 넘을 수 있도록, 이 길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하게 됩니다.”

특히 강씨는 만나는 교우마다 자주 “함께 달리자”고 권한다.

“제게는 신앙과 달리기가 삶을 지탱하는 두 개의 추입니다. 신앙이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한다면 걷고 달리는 것은 몸을 건강하게 합니다. 그래서 주변에도 같이 기도하면서 함께 달리자고 말하고 다닙니다.”

교구 마라톤 선교회가 주관하는 생명사랑 마라톤대회도 매년 참석해 솔선수범 봉사한다. “마라톤으로 어떻게 선교를 하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같이 달리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생명사랑 마라톤대회는 매년 소외된 이웃들을 초대해 함께 달리고, 대회 후 조성된 후원금은 다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다.

“마라톤은 꼭 기록을 다투며 뛰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길을 더불어 달린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생명사랑 마라톤대회가 우리 신자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강씨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마라톤대회도 2016년 참가한 성지순례 울트라 마라톤대회다.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출발해 서소문순교성지, 당고개순교성지, 새남터순교성지, 천진암성지, 마재성지, 구산성지 등을 거쳐 다시 명동으로 돌아오는 극한의 코스였지만 인내와 끈기를 시험해보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는 마라톤 선교회 회원들과 함께 가볍게 달리고 걸으며 돌아볼 수 있는 성지순례 코스들을 점차 발굴해 갈 계획이다.

“성지순례를 하러 가서 아쉬웠던 것이 버스를 타고 가다 잠깐 내려 사진을 찍고, 다시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발로 직접 걷고 기도하면서 성지를 돌아보는 것이 진짜 순례가 아닐까요?”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