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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 260만 허와 실] 22 고해성사(告解聖事) 6 첫 고해

최홍국 기자
입력일 2019-01-18 수정일 2019-01-18 발행일 1991-03-03 제 1744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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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보다 은총 크다’는 것 깨우쳐야

첫 고해 기피할 때 냉담가능성 커
올바른 고해자세 갖게 교육해야
자신의 죄를 사제에게 스스로 고백하는 고해성사는 분명 어렵고 힘든 것임에는 틀림없다.

적지 않은 신자들이 참 통회가 없는 기계적이고 되풀이식 고해자세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잘못을 들춰내는 일명 ‘고발성사’가 고해소 안에서 행해지고 있는 사례들이 고해성사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이다.

신자들의 이 같은 잘못된 고해성사태도에 대해 일선 사목자들은 신앙인으로서 첫발을 내딛을 때 즉 고해성사를 처음으로 받을 때 올바른 안내와 지도를 받지 못했던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첫 고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가톨릭신자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첫 고해의 경험은 신자 개개인의 미래 신앙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첫 고해’의 이 같은 중요성 때문에 전국 대부분의 본당들은 신영세자들을 대상으로 세례받은 지 보통 1개월여 후에 ‘첫 고해’를 실시, 죄의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고해성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등 올바른 고해성사법을 안내해 주고 있다.

매월 둘째 주일 세례식을 갖고 있는 서울 명동본당의 경우 세례식이 있는 주간의 목요일마다 ‘첫 고해’ 예절을 갖고 있다.

미신자 상태에서 신자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맞게 되는 명동본당의 첫 고해 예절은 ‘단계적으로 교육하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 단계별로 실시하고 있는 입교교육 과정중의 하나다.

그 첫 단계가 ‘전(前)예비기간’으로 간접선교단계이며 이어 환영식으로 ‘예비기간’이 시작되는데(이때부터 예비자로 불린다) 선발예식을 거쳐 정화와 조명의 단계로 들어간다. 예비자를 좀 더 신앙생활로 접근시키는 단계인 이때에는 이들에게 신아의 신비를 맛보이는 기간이다.

이 과정을 마친 이들에게 세례를 베풀며 그 네 번째 단계로 세례받은 후 신비교육기간으로 이때가 신앙의 신비에 실질적으로 적응해 가는 단계이다. 즉 교회전례력에 따른 신자생활을 배우게 되며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는 신앙인으로서 봉사활동을 권유받기도 하는데 특히 신자로서 반드시 받아야 되는 고해성사에 관한 첫 번째 실제교육이 실시된다. 이것이 바로 ‘첫 고해’인 것이다.

말하자면 ‘첫 고해’는 첫째 고해성사의 절차에 대한 교육이 되며 둘째 맨 처음으로 맞이하는 고해성사에 올바르게 임할 수 있도록 ‘참회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통 참회예절과 함께 실시되고 있는 ‘첫 고해’는 신영세자가 세례는 받았지만 실제로 신자생활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독립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첫영성체 전에 ‘첫 고해’를 받을 기회를 줘야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매월 첫 고해 예절을 실시하고 있는 명동본당은 이때 교적확인은 물로 교무금을 책정하고 신심 단체활동 및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에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는데 특히 영세 후 1년 안으로 견진성사를 받을 것과 선교사명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인천교구 역곡2동본당(주임 태로마노 신부)의 경우 새영세자들이 영세 후 6주일 또는 2개월 동안 매주일 미사 후 1시간씩 신자로서 갖춰야 될 기본교육을 실시한 후 마지막 주일에 ‘첫 고해’ 예절을 갖고 있다. 이때 큰 죄를 지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고백할 거리가 없는 새영세자들에게는 자신이 고쳐야 될 점 2가지 정도를 말하도록 함으로써 앞으로의 신앙생활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어느 본당의 예비자교육 담당사제는 “예비자교리시간에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고해성사’라는 가르침 자체가 가톨릭교회를 처음 찾아 온 새영세자들에게는 생경하고 생소하기 때문에 ‘첫 고해’ 때보다 친절하고 철저하게 고해성사 교육을 실시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 사제는 또 영세이후 첫 고해 예절에 불참하는 새영세자가 서울의 강북지역보다 강남지역 본당들이 더 많다고 지적하고 “이것은 구태의연한 방식의 예비자교리교육에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새 영세자들에게는 예비자교리 때부터 성체·혼인·고해성사에 대한 중요성을 반복해서 재교육시켜야 한다”고 재삼 강조했다.

한편 각 본당별로 실시하고 있는 첫 고해 예절의 참석률은 50%가 채 안 되는 본당을 비롯 80%이상까지 참여하는 등 각 본당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 고해 예절에 불참하는 새영세자를 중에는 1~2년은 물론 3년 이상 지난 후 까지도 고해성사를 받지 않는 등 심하면 그길로 곧장 냉담상태로 가는 경우도 있어 각 본당들은 첫 고해 예절 참여율을 높이기 우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교리담당 수녀가 교사들이 우편엽서와 전화를 이용, 개별적으로 첫 고해를 받도록 인도하고 있다는 것.

1개월 전까지만 해도 서울 명동성당보좌신부로 예비자교육을 맡았던 이기우 신부(서울대교구 도시빈민사목 담당)는 ‘첫 고해’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새영세자들에게 고해성사에 대한 인상을 결정지어주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고해성사의 5가지 요소 중 1~2단계인 성찰과 통회는 고해소에 와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중에서, 특히 저녁기도시간에 ‘반성의 기도’를 봉헌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행하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잘 준비된 가운데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받으며 올바른 신자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보속하는 삶’의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 이신부의 주장이다.

이웃을 위해 봉사할 줄 모르는 신자는 자기 이익이나 쾌락을 추구하는 죄를 범하기 쉽다고 설명하는 이 신부는 “지은 죄보다 은총이 더 크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가자”고 권고한다.

최홍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