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밀알 하나] 봉사하기 위하여 / 남승용 신부

남승용 신부 (대건청소년회 법인국장)
입력일 2019-01-15 수정일 2019-01-15 발행일 2019-01-20 제 3129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경기도 의왕시 소재의 제2대리구청에 살고 있는 저는 매주 금요일이 행복합니다. 그 이유는 청년사도직 단체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청년들이 금요일 저녁마다 이곳을 찾아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끔은 대리구청 주차장에 주차할 장소가 없을 정도로 차량도 많고, 모임 소리로 시끄러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청년봉사자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본당마다 청년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하는 이 시대에 도대체 이들을 이곳으로 오게 하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흔히 ‘불금’이라고 하는 금요일에 여러 약속들을 물리치고, ‘봉사하기 위하여’ 모이는 청년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교구 내에는 ‘불금’의 유혹을 뿌리치며 봉사하는 청년 봉사자들이 소속되어 있는 청년사도직 단체들이 있습니다. 청년사도직 단체는 더 많은 청년들이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 안에서 머물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교구 전체 청년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청년성서모임’, ‘젊은이 기도모임’, ‘청년도보’는 제1대리구(김영빈 신부님)에서, ‘수원선택’, ‘비다누에바’, ‘가톨릭대학생연합회’는 제2대리구 청소년1국(김형태 신부님)에서 각각 맡아 주관하고 있습니다. 각 청년사도직 단체의 프로그램에 따라 성격도 다르고 추구하는 바는 다르지만, 많은 청년들이 그 프로그램을 통해 무언가를 얻고자 신청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대다수 청년들이 자신의 시간을 봉헌하고, 봉사하기 위하여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젊은이 기도모임’, ‘청년성서모임’, ‘선택’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수원선택 제64차, 제80차, 제81차 지도신부를 맡았습니다. 차수지도신부를 맡기 전까지는 2박3일의 ‘선택주말’을 준비하는데, 그렇게 많은 노력과 희생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봉사자들은 적어도 3~4개월 동안 매주 1회 이상 모여서 기도하고, 프로그램에 필요한 글이나 내용을 작성하고 정리합니다. 알지도 못하는 참가자들을 위해서,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봉헌하고 봉사하는 청년들이 활동하고 있음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특별히 선택 차수지도신부를 맡으면서, 이들의 모습을 통해, 봉사하는 이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안성에서 오거나, 모임이 끝나고 겨우 막차를 타고 4호선의 끝인 오이도로 귀가하는 이들을 옆에서 지켜볼 때면, 이미 그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함께하시는 하느님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비단 ‘선택주말’ 뿐 아니라 청년사도직 단체에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봉사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입니다.

그들이 ‘봉사하기 위하여’ 오는 발걸음은 참으로 가볍게 보입니다. 자신들이 체험했던 프로그램을 더 많은 청년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이 단체 안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이 시대의 ‘사도’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각 본당에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봉사하기 위하여’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프로그램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 안에 함께 하신 하느님 사랑을 통해서 ‘봉사’의 씨앗이 심겨, 싹이 트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금요일! ‘봉사하기 위하여’ 제2대리구청으로 모이는 청년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될 생각을 하니 행복합니다. 더 많은 청년들이 이 행복한 발걸음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승용 신부 (대건청소년회 법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