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성(性)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9-01-08 수정일 2019-01-09 발행일 2019-01-13 제 3128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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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수치심 느낀 경험 있는지 들여다보세요

【질문】성(性)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30대 초반의 여성입니다. 왜 그런지 성(性) 생활이 불결하게 느껴지고 음란한 생각이 들면 심하게 죄의식이 느껴집니다. 조금이라도 주변에서 야한 이야기를 하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처럼 생각됩니다. 사귀던 남자친구도 그런 제 모습에 힘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답변】성적 수치심 느낀 경험 있는지 들여다보세요

최근 성(性)에 대한 영역은 우리나라의 전통적, 사회적 규범과 서구의 개인적이고 합리적인 태도가 다소 상반돼 성인 남녀에게도 어떠한 원칙을 적용해야 할지 다소 어렵기도 하고, 어느 한쪽만을 강조할 수 없는 혼란스러움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사랑과 성은 인격적 성숙함과 함께 상호 간의 소통하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성은 수치스런 동물적 행위와는 절대적으로 다르며, 인간의 성은 육체와 정서가 결합된 인격적 관계로서 인격적인 성숙의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1905년 「성욕의 이론에 관한 세 개의 에세이」라는 책을 통해 유아도 성욕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프로이트의 ‘유아성욕론’은 1900년대 초반의 분위기로는 꽤 충격적인 주장이었으며, 학계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이트는 유아의 성욕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어른들의 성욕과는 다른 측면을 가지며 사춘기 이전에도 성욕의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프로이트의 생각에 따르면, 아이가 엄마의 젖을 빨 때 느끼는 것이나, 엄마의 포근한 젖가슴에 안겼을 때 느끼는 만족감, 대소변을 가리는 것을 도움받기도 하고, 엄마와 지속적으로 밀착돼 있다가 아버지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생기는 콤플렉스 등은 인간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어릴 때의 성적 충동들이 고착이 되거나 퇴행이 일어나기도 하며, 이러한 이유로 어른이 돼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이 크고 초롱초롱한 예쁜 아기를 보거나, 털이 복실복실한 귀여운 강아지, 뽀송뽀송하고 하얀 인형을 보게 되면 우리도 모르게 만져보고 싶다고 느끼거나, 안아보고 싶어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이성을 보게 되면, 얼굴을 다시 보고 싶기도 하고, 만져보고 싶기도 하고, 안겨보고 싶다고 느낄 수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욕망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스러운 감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그건 아마도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과거 기억이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정보에서 거의 90%를 재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프로이트가 주장한 6살까지 만들어진 유아기적 성적 충동이 그 나머지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정론적인 인간관도 무조건 틀렸다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성장과정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어떤 누구에게는 과거의 특별한 경험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이나 죄책감으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것이 개인적인 경험이 아닌, 타인의 경험이나 특히 부모의 훈육에 의해서 만들어진 성적인 죄책감이나 수치심이라면 이것은 ‘교정적 정서체험’을 통해 변화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랑은 우연히 일어나거나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사랑도 학습되고 성장한답니다. 사랑은 인간의 정신적인 건강과 정서적인 안정감을 만들어 주며, 삶에 대한 에너지를 제공하기도 하고,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돕습니다. 이렇게 좋은 것들을 나눌 수 있는 이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무조건 죄책감으로 덮어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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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