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3. 사회교리의 본질 ‘봉사’

이주형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입력일 2019-01-08 수정일 2019-01-09 발행일 2019-01-13 제 3128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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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교회의 봉사행위 ‘사회교리’
복음 전파할 의무 지닌 평신도
이웃의 영혼 구원 위해 봉사해야
교회, 세상 성화시키는 영적 표징

평신도 소명의 핵심은 세상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음을 증거하고 나와 이웃의 영혼 구원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사진은 2012년 신앙의 해를 맞아 한국평협 임원들이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우리의 다짐’을 발표하는 모습.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박 형제: 신부님! 제가 요즘 성당 일이 많아서 정신이 없습니다. 왜 이렇게 일이 많은지!

-이 신부: 아, 그러시군요. 그래도 박 형제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힘과 용기를 얻겠지요!

-박 형제: 그런데 너무 일을 많이 해서 어떨 때는 마치 제가 성당 직원 같습니다.

-이 신부: 박 형제님을 비롯한 많은 교우들께서 교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여러분들의 희생과 봉사로 하느님 말씀이 우리 사회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힘들고 어려운 점도 있을 것입니다. 고통받는 이들과 상처받은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것은 분명 어렵습니다. 하지만 복음 선포와 영혼의 구원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단순히 봉사나 일의 차원만은 아닙니다. 중요한 만큼 힘든 것이라고나 할까요?

-박 형제: 신부님 말씀을 들으니, 제가 봉사를 단순히 일로만 생각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영혼을 구한다는 사명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복음을 위한 살아 있는 증인으로서 평신도의 소명

평신도들은 하느님의 구원 소식을 온 세상에 알리고 받아들이게 할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다. 나아가 사회, 정치, 경제, 노동과 문화 분야의 실제적인 문제들에 복음이 스며들기 위해서 평신도들의 고유하고 특별한 소명이 있다고 교회는 가르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899항) 그리고 그러한 소명의 핵심은 세상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음을 증거하고 나와 이웃의 영혼 구원을 위해 봉사하는 것입니다.

■ 사회교리는 교회의 봉사 행위

사회교리는 시대의 복합적인 사건들을 대함에 있어 함께 공감하고 냉정하게 식별하는 기준이자 도구입니다. 또한 역동적 힘과 실천으로서 세상에 대한 교회의 구원활동이며 봉사행위입니다. 더욱이 그것은 하느님 나라와 진리, 인간에 대한 봉사이면서 구체적으로 역사와 세상, 사회의 모든 영역에 대한 실제적인 봉사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간추린 사회교리」 67항은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교회는 사회교리를 통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과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을 선포하며, 같은 이유로 인간을 인간 자신에게 드러내 보여준다.”

■ 인간은 구원을 받아야 하고 사회는 쇄신돼야 한다

교회가 선포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구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종국에 하늘나라에서 완성되는 것이지만 이 지상에서도 선포되고 이룩돼야 하기에 인간이 속한 이 사회 또한 복음의 빛으로 쇄신되고 정화되며 성화돼야 합니다.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교회는 세상과 사람들을 성화시키고 구원으로 초대하는 하느님 나라의 누룩이자 밀알이며, 영적이고 가시적인 표징입니다. 여기서 영적이고 가시적 교회라는 표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론의 핵심개념으로서(교회헌장 8항) 교회를 이루는 지체들의 증거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과 은총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루카 21,19)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소중하고 중요한 일은 그만큼의 노력과 수고를 수반합니다. 교회의 여러 직무와 소임, 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인내를 갖고 힘써 노력할 때 고통받는 이웃들에게는 도움과 온정이, 사회에는 희망과 사랑이 가득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용기와 확신을 얻고 그 힘으로 우리에게 맡겨진 거룩한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곧 지나갈 현세를 충실히 살아 마침내 하늘나라에서 모든 성인들과 함께 큰 상급을 받길 소망합니다.

이주형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