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22일 개막하는 파나마 세계청년대회(WYD), 신앙 축제의 장으로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1-08 수정일 2019-01-08 발행일 2019-01-13 제 312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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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모인 젊은이들, 믿음과 열정으로 가슴 뛴다

2018년 12월 19일 파나마시티 외곽의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에서 파나마 세계청년대회 로고가 그려진 옷을 입은 청년들이 기도를 바치고 있다. CNS 자료사진

■ 제34차 파나마 세계청년대회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1984년 로마에서부터 시작했다. 2년 또는 3년마다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이 모여 기도하고 교리교육을 실시하며, 서로의 문화와 삶을 나누고 신앙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 자리다.

2019년 제34차 WYD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주제로 파나마에서 개최된다.

파나마대교구장 호세 도밍고 우요아(Jose Domingo Ulloa) 대주교는 지난해 12월 11일 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세계청년대회가 위대한 신앙 축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요아 대주교는 제34차 WYD의 주제인 루카 복음 1장 38절 외에도 “이민, 토착민, 환경, 여성의 역할 등에 관한 사안이 행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 파나마 세계청년대회 일정소개

본 대회에 들어가기에 앞서 사전 프로그램으로 교구대회를 진행한다. 1월 17일에 시작하는 교구대회는 코스타리카 카르타고교구에서 세계 청년들의 만남, 홈스테이, 교구 자체 프로그램 등으로 21일까지 이어진다.

본 대회는 1월 22일 오후 5시(현지시간)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파나마 WYD의 막을 올린다. 본 대회의 주요 일정은 ▲상설 고해성사 ‘나를 돌아보기’ ▲성소 박람회 ‘나를 따라오너라’ ▲교리교육 ▲테마파크 ▲유스 페스티발 공연 ▲전시 ▲WYD컵(세계청년 축구대회) 등이며, 대부분 수도인 파나마시티에서 진행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3일 파나마 국제공항에 도착해 24일 오후 5시30분에 환영 행사를 갖는다. 25일에는 교황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하며 26일 오후 6시30분부터는 철야기도를 진행한다. 27일 오전 8시 폐막미사를 끝으로 파나마 WYD의 공식적인 행사가 막을 내린다.

개막미사 강론과 교황이 주례하는 모든 전례와 미사는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5개 언어로 동시통역된다.

■ 파나마 세계청년대회 로고

로고 윗부분은 파나마 운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또 순례자를 환영하는 파나마 지협, 빨간색의 WYD 십자가도 표현돼 있다. 로고 오른편 성모님의 형상은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말씀을 뜻하며, 다섯 개의 하얀 점은 성모님의 왕관과 각 대륙의 순례자를 상징한다. 전체적인 로고 형태는 하트 모양과 마리아의 ‘M’자 형태를 보인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는 다리로서 마리아 이름을 암시한다. 동시에 ‘세계의 다리, 우주의 심장’이란 WYD의 구호를 상징하기도 한다.

● 파나마는 어떤 곳인가

파나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비교적 생소한 국가로 중앙 아메리카 동쪽 끝의 남·북 아메리카 대륙을 잇는 파나마 지협에 위치한다. 공식 명칭은 파나마 공화국(Republic of Panama)이며 수도는 파나마시티, 공용어는 스페인어다. 국민의 60%가 스페인계 백인과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의 혼혈 인종인 메스티소(mestizo)이다. 종교 분포를 보면 인구의 84%가 가톨릭 신자다.

1501년 로드리고 데 바스티다스(Rodrigo de Bastidas)에 의해 발견된 이후 1519년 파나마시티 지역에 식민지가 건설되고 파나마는 스페인의 남아메리카 식민 기지가 됐다. 1719년부터는 누에바 그라나다(현 콜롬비아)의 관할지가 됐고, 여러 차례 분리주의 운동이 일어났다.

한편 19세기 중엽 미국 캘리포니아의 금광이 개발되면서 미국 동부와 서부를 잇는 교통로로 파나마 지협이 크게 주목받게 됐다. 미국은 운하 건설 조약 체결을 위해 분리 독립 운동을 배후 조정했고 1903년 11월 파나마는 콜롬비아로부터 독립했다. 이후 파나마 운하는 영구 소유권을 가진 미국에 의해 1914년 완공돼 1999년 운하 운영권이 파나마로 이양되기까지 85년 동안 미국의 관리 하에 있었다.

● 파나마 가톨릭교회는

파나마에 가톨릭교회가 소개된 것은 프란치스코회 선교사들에 의해서다. 1513년 스페인 왕의 요청으로 아메리카 최초의 교구가 파나마에 설립됐다. 신설 교구는 프란치스코회에서 관할했으며, 도미니코회가 이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예수회는 16세기 중반 파나마 지협에서 선교를 시작했고, 주로 교육 사업에 헌신했다. 식민지 시기 가장 저명한 선교사 중 한 사람이었던 도미니코회의 헤네랄 아드리아노 우펠데 데 산토 토마스는 많은 문헌 작품을 남겨 역사가들에게 이 지역의 풍성한 역사적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19세기 독립 혁명기에 교회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1903년 독립한 뒤 정부는 헌법을 통해 가톨릭 신앙의 우위를 인정했으며 재정적으로 교회의 여러 사업을 지원했다. 20세기 중반부터는 스페인 출신의 많은 성직자들과 예수회, 아우구스티노회, 바오로회, 프란치스코회, 살레시오회 등 여러 수도회들이 활동했다. 점차 외국의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유입되자 가톨릭교회는 적극적으로 교회 일치 운동에 참여했다.

한편 1999년 파나마 운하가 이양된 이후에는 정부와 더불어 콜롬비아-파나마 국경 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