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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 / 이원영

이원영 (프란치스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입력일 2019-01-08 수정일 2019-01-08 발행일 2019-01-13 제 3128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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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안 전 세계는 국제질서가 변화하는 격랑에 빠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국제질서의 재편을 예고했다. 동맹국들로부터 동맹 비용을 요구하고, ‘환태평양경제공동체’(TPP) 탈퇴를 선언했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을 수정했다. 그리고 이란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체결했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했다.

특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하여는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했으며, 작년 초부터 관세를 무기로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새해 국제질서 역시 여전히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으며, 조만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기 위해 남북의 장기적인 공동 목표가 필요하다. 만일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개최 노력을 현실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면 한반도 평화가 제도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 개최도시 확정은 올림픽 개최 7년 전에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2025년까지 확정돼야 한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2020년쯤에는 공동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같은 남북 공동 준비조직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즉 늦어도 2020년부터 공동올림픽 개최를 위한 남북의 공동 노력이 적어도 2025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의 성사를 위해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보장이 요구되는 일이다. 물론 공동올림픽 개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역시 북한 핵문제 해결과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가 선결돼야 한다. 따라서 남북 공동올림픽 개최는 북핵 문제 해결과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해 남북한과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의 진전된 행동을 촉진하고 이를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은 로마시대의 전략가 베게티우스가 했던 평화에 대한 유명한 금언이다. 그러나 이제 이말을 우리가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로 바꿔야 한다. 1983년 미국 가톨릭교회가 펴낸 평화 백서에서도 “우리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평화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준비하는 길을 향해 남북한과 미국이, 비록 2인3각이 되더라도 함께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2019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원영 (프란치스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