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우리 본당 주보성인] 가브리엘 대천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12-31 수정일 2019-01-15 발행일 2019-01-06 제 3127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성모님께 주님 탄생 예고한 천사
원천동·청북본당서 주보로 모셔 
풍산본당은 세 대천사 주보로
미카엘·라파엘도 함께 기려

원천동성당 제대 뒤편의 성모영보 부조.

제1대리구 원천동성당의 제대 뒤편에는 성모영보(聖母領報), 즉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의 탄생을 예고하는 모습을 담은 부조가 있다. 부조에는 가슴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숙인 마리아에게 황금빛의 날개를 지닌 천사가 손으로 빛을 가리키며 마리아를 바라보고 있다. 작품 속에는 천사와 마리아 외에도 성령과 성부 하느님을 상징하는 비둘기와 근엄한 노인의 형상, 그 주변으로 많은 아기천사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루카복음 1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이 장면은 우리가 성모송의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라는 구절과 삼종기도의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는 구절을 통해 기도하고 묵상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성모영보의 순간 하느님이 마리아에게 보낸 천사가 바로 가브리엘이다.

가브리엘은 히브리어로‘강한 사람, 영웅’을 뜻하는 게베르(gever)와‘하느님’을 뜻하는 엘(El)이 합쳐진 이름이다. ‘하느님의 영웅’ 또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 보이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성경에 여러 차례에 걸쳐 등장한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구약에서 다니엘이 본 환시와 예언을 설명해주기도 하고(다니 8,16-26), 신약에서는 즈카르야에게 요한 세례자의 출생을 예고(루카 1,11-21)했다. 또한 가브리엘 대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의 탄생을 예고(루카 1,26-38)한 사실에서 일반적으로 마리아의 남편 요셉의 꿈에 나타난 천사도 가브리엘 대천사로 본다.

가브리엘 대천사가 성경에서 보인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천사는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다. 영적 존재인 천사들은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인간을 도와주며 보호하고인간을 위해하느님께기도한다.

특별히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 가브리엘 대천사는 1951년 1월 12일비오 12세 교황에 의해 텔레커뮤니케이션(전화, 전신, TV, 라디오)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호자로 선포됐다. 또 사자(使者), 우체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수호성인이기도 하다.

교회는 가브리엘과 더불어 미카엘과 라파엘을 대천사라 칭한다. 성미술에서는 이 세 대천사 중 가브리엘을 표현하기 위해 백합과 올리브 가지를 상징으로 사용한다. 백합은 가브리엘이 예수의 탄생을 예고한 마리아의 동정녀임을 나타내고, 올리브는 예수의 탄생, 즉 말씀의 육화를 통해 하느님이 인간 사이에 생겨난 평화를 드러낸다.

교구 내 본당 중에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주보인 본당은 제1대리구 원천동본당과 청북본당이다. 또 제2대리구 풍산본당은 가브리엘 대천사와 함께 미카엘·라파엘 대천사를 주보로 삼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