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서울 우리농 2018년 회원의 날 열어

정다빈 기자
입력일 2018-12-18 수정일 2018-12-18 발행일 2018-12-25 제 312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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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생명농법 확산에 동참해주세요”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접 소통의 시간
우리 농산물 생명밥상 차리기도 시연

12월 12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2018년 우리농 회원의 날’ 행사에서 김현숙(데레사) 농민이 깻잎 페스토 만들기를 시연하고 있다.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 건가요?”

“많은 농부들이 화학비료를 쓰는데 고민되지는 않으세요?”

“웃거름은 언제쯤 주면 되죠?”

생명농업 철학에 대한 질문부터 귀농 계기, 구체적인 농사법에 대한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시간. 12월 12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01호에서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백광진 신부, 이하 우리농)가 마련한 2018년 우리농 마지막 회원의 날 현장이다.

우리농이 분기별로 여는 회원의 날 행사는 생명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하며 우리 땅에서 난 양질의 농산물로 생명밥상 차리기를 실습해 보는 시간이다. 지난 3월 처음 시작해 벌써 4번째, 그동안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이 강연자로 나섰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채소와 꽃을 재배하는 ‘봉금의 뜰’ 농장을 운영하는 수원교구 두물머리분회 김현숙(데레사) 농민이 강연자로 나서 생명 살림 사계절을 되짚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농민은 ‘자연과 땅, 그리고 우리를 살리는 생명농사 이야기’를 주제로 귀농 후 생명농사를 지으며 사는 이야기를 회원들과 나눴다.

“저는 4년 전 귀농하기 전까지는 이주노동자, 빈민들을 위해 일하는 활동가였어요. 그런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면서 농사짓기 전에 말하고 생각했던 것을 실천하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자 농부가 됐어요.”

우리농이 운영하는 농부학교 졸업생, 우리농이 공급하는 생명농산물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우리농 회원들로 이뤄진 이 날 참가자들은 김 농민이 들려주는 귀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다양한 질문들을 던졌다. 특히 화학비료 없이 농사를 짓는 데 따르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다. 가톨릭농민회 농민 모두가 농약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화학비료는 당장은 효과가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땅을 피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 농민은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것은 귀농하면서 확고하게 결심했던 일이어서 고민조차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농사를 짓는 첫 원칙은 “땅에 사는 지렁이, 미생물, 작은 생명체 하나하나에 예의를 다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농부의 땅은 농부만의 것도 인간만의 것도 아니잖아요. 함께 살아가는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해야지요.”

이야기 나눔이 끝나고 회원들은 김 농민이 직접 만들어 가져온 돼지감자 차를 서로 나누며 수원교구 두물머리분회 농민들이 재배한 깻잎으로 깻잎 페스토(pesto, 올리브유, 마늘 등과 함께 갈아 만드는 이탈리아 전통소스) 만들기를 실습했다.

백광진 신부는 한 해 동안 우리농 활동에 참여해 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우리농 회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농민들의 지속가능한 생명농업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