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주님 성탄 대축일이 다가오면 각 성당과 기관 등에서 구유를 아름답게 꾸미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재현한다.
구유는 말과 소에게 여물을 담아 먹이는 나무통으로 된 그릇이다. 가장 높으신 분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셨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루카 2,7)
구유를 만드는 전통은 프란치스코 성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가난한 임금의 탄생과 작은 마을 베들레헴을 늘 동경하고 있었고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했다.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아기가 겪은 그 불편함을 보고 싶고, 또한 아기가 어떻게 구유에 누워 있었는지, 그리고 소와 당나귀를 옆에 두고 어떤 모양으로 누워 있었는지를 나의 눈으로 그대로 보고 싶습니다.”(토마스 첼라노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의 생애」 중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러한 열망으로 1223년 이탈리아 중부 작은 마을 그레치오에서 베들레헴의 아기 예수 탄생을 재현했다. 당시 성인은 마을의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고 실제 소와 당나귀도 데려와 베들레헴의 마구간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오늘날 그레치오는 이탈리아의 베들레헴이라 불리며, 세계 각국의 구유가 그레치오 수도원에 전시돼 있다.
성탄 구유가 일반화된 것은 16~17세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17세기 바로크시대에 제작된 나폴리 구유는 성탄 구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18~19세기에는 독일 지역에서 일반 서민가정에 구유를 설치하는 것이 토착화됐고, 출판사에서 인쇄 그림을 대량 생산, 보급함에 따라 구유 제작이 대중화됐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지역교회들이 각 나라의 전통과 풍습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제작해 오늘날 성탄 구유에 이르렀다.
전통적으로 성탄 구유에는 아기 예수가 모셔진 구유, 마리아와 요셉 상, 동물들과 목동들의 상이 놓여진다.
■ 크리스마스 트리
붉은색과 흰색 구슬은 각각 선악과와 성체 상징
동방박사 주님께 인도했던 ‘별’ 트리 꼭대기 장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