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 하고 있어요. 조금만 참아요. 네, 이제 괜찮을 거예요.”
이가 아파 울상으로 들어왔던 한 형제가 치과 진료를 받은 뒤 환한 미소를 짓는다. 치과의사 김정식(안드레아·76·서울 삼성동본당)씨도 뿌듯한 마음에 같이 웃는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서울 영등포 쪽방촌 골목 한가운데 3층짜리 건물, 요셉의원(원장 조해붕 신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자선의료기관인 이곳에는 지역주민과 외국인 노동자, 난민 등 하루 평균 100여 명이 고통을 호소하며 찾아온다. 주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이다. 1987년 개원한 요셉의원은 그동안 사회적 약자 67만 명에게 무상진료를 제공했다.
요셉의원은 내과, 외과, 치과, 피부과 등 20여 개 과목을 진료한다. 또 환자를 위해 식사 나눔(목요일 오후), 이·미용서비스(화요일 오후), 목욕서비스(월·수·금요일 오후), 법률상담(넷째 주 금요일 저녁), 성경공부(금요일 오후 1시)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요셉의원을 통해 큰 병원에서 진료 받은 중증 환자가 선종하면, 장례절차도 지원한다.
이처럼 다채로운 자선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봉사자와 후원자의 노력 덕분이다. 요셉의원에는 의료진을 비롯한 봉사자 1500여 명 대부분이 별도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 봉사한다. 이들은 “자선 활동은 특히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집을 잃은 사람을 묵게 해주고,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것을 주며, 병자와 감옥에 갇힌 이들을 찾아보고, 죽은 이들을 장사 지내는 것”(「가톨릭교회 교리서」 2447항)이라는 교회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