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이주의 성인] 십자가의 성 요한(John of the Cross) / (1542~1591, 12월 14일)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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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개혁가, 맨발의 가르멜회 설립

16세기는 이단이 난립한 시기로서, 많은 신앙인들이 교회를 떠났다.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성인들이 탄생한 시기이기도 했다. 진정한 종교 개혁가라고 할 수 있는 이들 중 십자가의 성 요한을 빼놓을 수 없다.

성인은 스페인 아빌라 인근 폰티베로스에서 태어나 1563년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 1567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그 후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를 만나 가르멜회의 개혁에 나섰다. 가르멜회의 최초 규칙을 엄격하게 실천하겠다는 서약과 함께 개혁된 수도생활을 시작한 그는 1년 뒤 맨발의 가르멜회를 설립했다.

그는 1577년 성인의 개혁에 불만을 품은 다른 수도자들에 의해 톨레도 수도원 다락방에 감금되고 1578년 8월까지 이른바 ‘어두운 밤’을 체험한다. 그 고난 속에서도 성인은 항변도, 저항도 하지 않았지만, 마침내 그의 결백함이 드러났다. 1579년 맨발의 가르멜회는 교황 승인을 받았고 이후 그는 영혼들을 인도하기 위한 영적인 가르침을 펼치는데 진력했다. 1591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멕시코로 향하던 중 병을 얻어 스페인에 남게 됐고, 9월 우베다 수도원으로 옮겨진 뒤 세상을 떠났다.

가장 위대한 신비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의 저서들, 특히 「가르멜의 산길」, 「영혼의 노래」, 「사랑의 산 불꽃」 등은 영성신학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1726년 베네딕토 13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