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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교회를 믿는가!」 펴낸 수원교구 전삼용 신부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5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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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쪽/1만4000원/하상출판사
“무조건 믿기보다 교리 의미 알아야 믿음 굳건해져”
교리 정답 알지만 과정 모르는 이들 위해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도록 풀어 설명
신앙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 진솔히 고백

전삼용 신부는 “교리가 정답에 해당한다면, 공식을 보여주며 왜 이런 답이 나왔는지 설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믿음 또한 굳건해진다”고 설명한다.

“성탄트리를 왜 만드는지 아세요?”

기자와 만난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영성관 관장)는 대뜸 쉽지 않은 질문을 했다. 전 신부는 “주님 성탄 대축일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는 것이 교리라고 한다면, 그걸 왜 만드는 지 ‘의미’에 대해서는 신자들도 잘 알지 못 한다”라고 지적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해 전 신부는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어 가까이 갈 수 없게 된 에덴동산의 ‘생명나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생명나무는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그분의 살과 피를 모셔야만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게 된 거죠.”

전 신부는 이처럼 신자들이 가톨릭 교리를 배우면서 정답은 알지만 그 과정에 해당하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수학으로 예를 들어 교리가 정답에 해당한다면, 공식을 보여주며 왜 이런 답이 나왔는지 설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믿음 또한 굳건해진다고 전 신부는 설명한다.

전 신부가 펴낸 「나는 왜 교회를 믿는가!」는 누구나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도록 가톨릭 교리를 잘 풀어낸 책이다. 만약 누군가가 “왜 성당에 가야 돼?”라고 물었을 때 “이거 읽어보면 알아” 하면서 선물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전 신부는 말한다. 이 책은 전 신부가 무작정 믿으려 하기보다는 ‘왜’ 믿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깨달았던 믿음의 여정이며, 진지한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우리는 엄마가 날 낳은 걸 본 적도 없고 기억하지도 못하죠. 그러나 엄마의 사랑 어린 보살핌 속에 ‘이분이 내 엄마구나’ 하고 믿으며 자신도 역시 인간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그 믿음으로 엄마가 가르치고 바라는 대로 두 발로 서고, 걷고, 말하게 되는 거죠. 엄마의 사랑으로 내가 엄마를 믿고 따르는 것처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무한한 사랑을 통해 내가 사람일뿐 아니라 하느님 자녀임을 깨닫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알고 실천하는 것이 신앙생활 아닐까요.”

이는 책 제목이기도 한 “나는 왜 교회를 믿는가”라는 질문에 전 신부 나름의 답변이기도 하다. 인간이 어머니의 사랑으로 가정 안에서 인간답게 제 모습을 갖추는 것처럼, 우리가 교회 안에 머물러야 말씀을 듣고, 성체성혈을 영하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바대로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바로 교회가 하느님께서 만드신 가정이라는 설명이다.

“미사 중 영성체 직전에 성전에 들어와 영성체하고 바로 성전을 빠져나가는 신자를 본 적 있습니다. 우리가 미사 때 왜 말씀의 전례를 하고 성찬의 전례를 하는지 이해가 없는 분들이죠. 믿음 없이 성체를 모시는 데만 치중한다면 그건 미신이나 다름없습니다. 믿음 없이 모시는 성체성혈은 그저 떡과 술일뿐입니다.”

전 신부는 모든 신자들, 그 중에서도 냉담 중인 신자들이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교도소 재소자나 군인들에게 직접 선물하고 싶다고 전 신부는 말한다.

“한분이라도 선교하려는 마음으로 쓴 책입니다. 개인성화뿐 아니라 이웃 선교를 위해 작은 도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