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그리스도인 일치로 세상에 희망의 증표 돼야”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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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정교회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에 서한
콘스탄티노플 총대교구 균열 양상에 화합 당부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교회와 정교회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양 교회 공동체는 평화와 인간 존중, 피조물 보호를 위해 함께 노력해 이 세상에 희망의 증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사도 성 안드레아의 축일인 11월 30일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에게 서한을 보내 “비록 오랜 오해와 차이, 침묵으로 현재의 가톨릭교회과 정교회는 절충관계에 있지만, 일치의 성령께서는 다시금 형제애적인 대화로 이끌고 계신다”면서 “두 교회는 서로 완전한 일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우리는 민족들 사이의 평화와 모든 형태의 노예제 폐지, 인간의 존엄성 존중, 피조물 보호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두 교회의 대화는 아네타고라스 총대주교와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다시 시작했으며, 두 교회 사이에 있는 유대의 끈을 재발견하고 있다”면서 “두 교회의 완전한 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모두가 하나가 되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의 서한은 11월 30일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미사를 주례하며 발표했다.

콘스탄티노플 총대교구는 성 안드레아 사도가 세운 것으로 전해지며,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는 사실상 전 세계 정교회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는 바르톨로메오 1세로, 1991년 선출됐다.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뿐만 아니라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도 협력했다.

교황의 서한은 정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됐다. 지난 10월, 전 세계 정교회 신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규모 면에서 가장 큰 러시아정교회는 우크라이나정교회의 위상을 놓고 입씨름을 하다가 콘스탄티노플 총대교구와 결별했다. 콘스탄티노플 총대교구는 우크라이나정교회의 자치를 인정하려고 했고, 러시아정교회는 우크라이나정교회를 영향권 아래 두려고 했다.

교황은 정교회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균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갈등으로 상처받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희망의 증표가 돼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