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 신동헌 기자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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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관한 교회의 입장은 분명하다. 낙태는 죄이고, 낙태를 피하기 위한 인공피임도 허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강간 등의 범죄로 인한 임신이라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렇기에 신자가 아닌 경우 가톨릭교회는 보수적이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고 공격하기도 한다. 심지어 신자의 경우에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조심스레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십계명 중 다섯 번째가 ‘사람을 죽이지 마라’이다. 인간의 마음대로 생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그 마음이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는, 즉 죄로 향하는 길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지만 생명을 낳아 기르는 일에는 큰 책임과 자기희생이 따른다. 젖먹이 아기를 길러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아이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싶고 입히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으로 필수품도 간신히 준비하는 그런 상황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모든 어려움을 겪고서 생명을 소중하게 탄생시켰다는 것을 칭찬하는 사회를 만들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 신부(서울 방배4동본당)가 미혼모 지원 사업에 나서며 한 말이다. 이 말이 너무 크게 마음을 울렸다. 가톨릭신자라는 이유로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말만 했었지 지금까지 어떤 행동을 취한 적이 없었다.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캠페인을 보며 생명을 지킨 이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신동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