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청년 관련 교리, 쉬운 용어로 바꿔야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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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신자층의 고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주일미사 참례율이 20%를 밑돌기 시작한 데다 신자 증가율이 대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현상 등이 한국교회 위기의 징표로 손꼽힌다.

한국교회에 왜 이런 위기가 찾아왔는지 여러 측면에서 원인을 찾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려는 시도는 교회 곳곳에서 이뤄져 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교회 위기는 청년 문제와 관련돼 있고 청년 혼인 증가가 결국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으며, 청년 혼인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혼인과 가정, 성(性) 등에 관련한 가톨릭교회 교리를 쉬운 용어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원론적이지 않고 매우 구체성을 지닌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다음세대살림연구소 소장인 정준교(스테파노) 교수는 11월 29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정기회의에서 ‘혼인과 가정공동체를 위한 교회와 청년세대의 대화: 「사랑의 기쁨」과 몸의 신학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정준교 교수 발표의 핵심은 “청년들과 관련한 교리 용어들에 어려운 한자어가 많아 한문 교육을 받지 않은 청년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라틴어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혼인의 불가해소성’, ‘혼인 무효사유’ 같은 용어들은 청년들에게 흡수되지 않을뿐더러 교회가 제대로 교육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한자어로 된 청년 관련 교리 용어를 쉬운 어휘로 고치는 작업은 청년들로 하여금 혼인과 자녀출산에 관심을 갖게 하고 한국교회 전체의 냉담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귀를 기울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