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가정폭력의 원인과 현실 그리고 교회의 대응’ 주제로 세미나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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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 인격적 삶 위해 교회가 도와야
다문화·일반가정 실태 분석
사회 구조적 성불평등 지적
잘못된 성별 권력 관계 원인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장 이관홍 신부가 12월 3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층 강당에서 열린 2018년 가정생명세미나에서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12월 3일 오후 2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층 강당에서 ‘가정폭력의 원인과 현실 그리고 교회의 대응’을 주제로 2018년 가정생명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사회 다문화가정과 일반가정의 가정폭력 원인과 실태 그리고 치유와 예방’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다문화가정에 대해서는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장 이관홍 신부가, 일반가정에 대해서는 가톨릭여성상담소 김은랑(로사) 소장이 발표를 맡았다.

이날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인사말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생명에 대한 유대가 끊어져 타인의 생명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주교는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생명 무시’가 가정 안에서 폭력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약자의 생명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또 “모든 가정이 사랑 안에서 평화롭기 위해서는 교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오늘 이 세미나에서 작은 답이 나왔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관홍 신부는 “가정폭력 특히 다문화가정 내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부는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는 다문화가정에서의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은 한국사회가,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새로운 이슈”라며 “결혼이주여성이 이주민으로서 사회 안에 통합돼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신부는 “교회의 이주사목활동은 단순히 결혼이주여성들을 도와주는 것을 뛰어넘어 한 인격으로서 존엄성과 자신의 삶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에 목적이 있다”며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사회 안에서, 자신의 가정 안에서 더는 약자로 살아가지 않도록 교회는 특별히 배려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김은랑 소장은 “오늘날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은 ‘젠더 기반 폭력’”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가정폭력의 이해’라는 발제문에서 “‘젠더 기반 폭력’은 UN의 ‘여성에 대한 폭력철폐선언’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한 권력 관계에 의해 가해지는 신체·성·심리적인 폭력 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김 소장은 이 발제문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여성과 남성의 사회 구조적인 지위가 불평등하고, 여성이 가진 경제·사회적 자원이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을 ‘2등 시민’으로 낮춰보는 사회 구조적 원인이 젠더 기반 폭력의 근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