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능 끝난 수험생 노리는 ‘신천지’ 조심하세요”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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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분위기 틈타 기승
설문조사나 대학생활 특강 등 각종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
친분 쌓은 이후 본색 드러내

수능이 끝나고 해방감에 들뜬 고3 수험생에게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을 비롯한 유사종교들이 활발히 손을 뻗치고 있어 더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톨릭신자인 19살 A양은 최근 학교 교문을 나서다 입시정보를 주겠다는 한 젊은이들을 만났다. A양은 아무 의심 없이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알려줬다. 며칠 뒤 그 젊은이들은 멘토링을 해주겠다면서 A양에게 모 대학에서 만나자고 연락해 왔다. 제안에 응한 A양은 약속장소에서 심리 인터뷰와 성격유형검사, 미술치료 등을 받았다. A양은 젊은이들과 관계를 이어가다 “성경공부 함께 해볼래?”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 뒤로부터 A양은 그들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교계신문에서 접한 유사종교 모략전도(우연을 가장한 선교전략)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시도되는 전화와 이메일 연락에 A양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수능시험 때부터 대학입학 직전까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신천지를 비롯한 유사종교들의 모략전도가 기승을 부린다. 특히 연말연시 분위기를 틈타 대학교 내 전역, 특히 시험장이나 면접장 건물 주변, 학교 교문 앞, 학교 주변 지하철역 등에서 젊은이 대상 모략전도에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들은 주로 수능시험일이나 대입 논술, 수시일에 맞춰 각 시험장이나 대학교에 진입한다. 그리고 혼자 다니는 학생을 선택해 2인 1조로 접근한다. 그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얻어낸 뒤 직접 또는 SNS를 활용해 친분을 쌓고자 노력한다. 그 뒤 젊은 층 몇몇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게 하면서 입학 전후로 서서히 성경공부를 권한다.

그 외에도 이들의 ‘추수’(모략전도 행위)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대학 생활이나 연애, 취업준비, 직업 관련 특강을 무료로 해준다면서 접근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연락처를 적도록 유도한다. 논술시험이나 면접을 보러 온 수험생들에게 동아리를 홍보하면서 연락처를 받아내는데, 대부분 봉사, 취업준비, 토론동아리 등을 만들어 활동한다. 실제 방송사와 같은 명함을 만들어 수험생들에게 주면서 연락처를 받기도 한다. 그 뒤에 방송사 사무실을 가장한 사진을 SNS로 보내 신뢰를 쌓는다.

한국천주교 유사종교대책위원회(위원장 이금재 신부)는 무엇보다 이들이 진행하는 성경공부에 절대 참여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신천지는 요한 묵시록 15장 증거의 장막이 신천지 교회라고 가르치며, 교주 이만희씨에게 재림 예수의 영이 내려 천국의 비밀을 계시했다고 주장한다.

이금재 신부는 “교회가 공식 인정하는 성경공부만 참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유사종교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예방교육이 신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신부는 “우리가 정말 하느님 말씀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마음에 새겨야 한다”면서 “말씀을 바탕으로 자신의 믿음을 돌아보고 강화시켜 나아가려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