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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시기에 새겨볼 찬가 ‘즈카르야의 노래’와 ‘마리아의 노래’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9-05-09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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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 기다리며 구원의 약속 이뤄지리라 희망

‘오심을 기다림’이라는 ‘대림’(待臨, Adventus)의 뜻처럼, 신앙인들은 대림 시기 동안 주님을 잘 맞이하기 위한 기다림과 준비의 시간을 보낸다. 이런 부분에서 이 기간은 참으로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교회 전례에서 사용되는 찬가(讚歌, Canticum) 중 ‘즈카르야의 노래’(베네딕투스, Benedictus)와 ‘마리아의 노래’(마니피캇, Magnificat)에는 이러한 기대감과 희망의 메시지가 잘 드러나 있다. 즈카르야의 노래와 마리아의 노래는 교회 전례에서도 ‘큰 찬가’로 일컬어지며, 아침기도와 저녁기도의 절정을 이룬다. 대림 시기에 한 번 더 기억해 볼 만한 찬가들이다.

■ 즈카르야의 노래

요한 세례자의 아버지 즈카르야가 하느님을 찬양하며 이스라엘의 메시아 희망에 관한 예언을 담아 주님께 바친 찬가다. 라틴어 본문 ‘찬미하여라,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Benedictus Dominus Deus Israel)의 첫 단어를 따라서 ‘베네딕투스’(Benedictus)라고도 한다.

내용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찬미 형식으로 된 첫째 부분(루카 1,68-75)은 구원을 시작하신 하느님을 찬미하며, 그분께 감사의 노래를 드리는 식이다. 둘째 부분(루카 1,76-79)은 예언 형식이다. 이 예언은 요한 세례자와 예수의 공생활 안에서 어떻게 하느님 약속이 실제로 실현되는지 드러낸다.

즈카르야의 노래는 요한 세례자의 출생 이야기와 예수의 탄생 이야기 사이에 등장하면서 요한 세례자의 탄생과 예수의 탄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수의 메시아적 모습을 분명히 드러내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 마리아의 노래

이 기도문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리라’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예고를 들은 후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해서 그녀의 축복에 응답하며 부른 것이다.

마리아의 노래는 ‘마니피캇’으로도 불린다. 이는 불가타 역본에서 노래가 ‘마니피캇’, 즉 ‘내 영혼이 주를 찬송하고’(Magnificat anima mea Dominum)로 시작하는 데서 비롯됐다. 루카복음 1장 46절에서부터 55절 부분을 다룬 이 노래는 신약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찬가 중 하나로 꼽힌다.

내용과 표현 면에서는 사무엘기 상권 제2장 1절부터 10절까지의 ‘한나의 노래’와 닮아 있고 시편을 비롯한 수많은 구약성경 구절들을 인용하고 있다.

마리아의 노래를 두고 독일의 신학자 헤르만 궁켈(Hermann Gunkel)은 ‘종말론적 찬가’라고 한 바 있는데, 이는 과거에 이스라엘 안에서 보여 준 하느님 위업을 제시하며 그분의 약속이 반드시 성취되리라는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노래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마리아가 구세주 하느님을 찬양하고’(1,46-50), ‘이스라엘에 베푸신 하느님 업적을 회상하며’(1,51-53), ‘아브라함에게 예언한 하느님 계획이 자신을 통해 이뤄졌음을 감사’(1,54-55)한다.

이 찬가는 서방교회에서 일찍부터 성무일도의 저녁기도 안에 도입됐다. 동방교회에서는 큰 축일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기도 때 부른다.

그리스도의 성탄을 새로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때에 특별히 이 두 찬가는 지난 한 해 동안 삶 안에서 하느님이 이루신 업적을 기억하고, 그런 하느님의 구원이 앞으로 다가올 시간 안에서 더욱 실현될 것을 희망하게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