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절두산순교성지서 조명 퍼포먼스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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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폐지’ 간절한 바람을 쏘다

11월 30일 ‘세계 사형 반대의 날’을 맞아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순교성지에서 사형제도 폐지의 바람을 담은 조명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

절두산순교성지에 비춘 “사형제 폐지” 염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위원장 배기현 주교)는 사형제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와 함께 ‘세계 사형 반대의 날’인 11월 30일 오후 5시 서울 절두산순교성지에서 사형제 폐지의 뜻을 담은 조명 퍼포먼스를 열었다. 절두산성지 성당 벽에는 다양한 색깔로 ‘생명 평화 사형폐지국 대한민국 사형폐지’ 문구가 새겨졌다.

올해 조명 퍼포먼스 장소인 절두산(切頭山)성지는 과거 천주교 박해시기에 수많은 신자들이 목이 잘려 순교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천주교에서는 성지이면서 역사적으로는 국가 권력에 의한 사형 집행장이었다는 점에서 사형제 폐지를 기원하는 조명 퍼포먼스의 의미가 더욱 컸다.

이날 절두산성지를 찾은 ‘사형수들의 어머니’ 조성애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수녀회)는 “한국교회가 오랜 세월 사형제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도 사람들의 관심이 적고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큰 죄를 지은 사람은 사형시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형수들 대부분은 불우한 환경에서 받아야 할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이어서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제는 결단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11월 30일은 1786년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의 피에트로 레오폴도 대공(大公)이 세계 최초로 사형제를 폐지한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사형제 폐지 조명 퍼포먼스가 시작된 것은 2006년부터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서울시청, 대학로, 서대문 형무소 등에서 주교회의 사형제도폐지소위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와 인권단체 등이 공동진행해 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