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앙에세이] 유쾌한 헬레나 자매님 / 김희명

김희명 (요세피나·제2대리구 분당성마태오본당)
입력일 2018-11-27 수정일 2018-11-27 발행일 2018-12-02 제 312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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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자매님은 유쾌합니다. 헬레나 자매님과 저는 ‘생명학교 독서모임’을 함께 합니다. 교구 생명학교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독서모임’에서 처음 만난 우리는 많은 점이 다릅니다.

헬레나 자매님은 젊지만, 저는 젊지 않습니다. 헬레나 자매님은 키가 크지만, 저는 키가 작습니다. 헬레나 자매님은 품위 있는 농담을 할 줄 알지만, 저는 농담을 할 줄 모릅니다. 헬레나 자매님은 무거운 상황을 무겁지 않게 마주하지만, 저는 무거움을 괴나리봇짐처럼 매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점이 많은 우리이지만, 헬레나 자매님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녀와 함께 있을 때는 자주 소리 내서 웃습니다. 스무 살의 제가 웃던 것처럼 웃습니다. 스무 살의 웃음을 지금 다시 웃을 수 있는 것은 그녀와의 ‘만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함께’하지 않는다면 스무 살의 웃음은 죽어버린 기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녀와 저는 비슷한 점이 참 많습니다. 우리는 아이가 셋입니다. 그녀의 아들과 저의 아들은 공군 일병입니다. 그녀와 저는 함께 책을 읽고 함께 성경을 읽습니다. 생명을 위한 미사를 함께 드립니다.

그리고 그녀와 저의 생명은 하느님이 주셨습니다. 그녀와 저의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이렇게 우리는 다르지만 실은 하나입니다. 그녀와 제가 일치를 이룰 때 저는 온전한 저를 만나고, 그녀는 온전한 그녀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만남과 ‘관계’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고 아름다움입니다.

“사실 지체는 많지만 몸은 하나입니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김희명 (요세피나·제2대리구 분당성마태오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