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창설 100주년 감사미사… 선교사들 헌신적 삶 기억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11-27 수정일 2018-11-27 발행일 2018-12-02 제 312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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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함께 일구며 풍성한 열매 맺도록 도와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며 정의·평화·창조질서 보전 등 지역교회 위한 선교활동 펼쳐

11월 24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창설 100주년 감사미사 후 염수정 추기경(앞줄 가운데)과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염 추기경 왼쪽), 골롬반회 한국지부장 임영준 신부(염 추기경 오른쪽) 등 주교들과 신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첫눈이 내린 11월 24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는 눈처럼 새하얀 머리에 파란 눈의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이하 골롬반회) 사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교회 선교 여정에 함께해온 이들은 이날 골롬반회 창설 10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를 비롯해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 주교회의 해외 선교·교포 사목 위원회 위원장 문희종 주교와 골롬반회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미사에는 남녀 수도회를 비롯해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사목위원회 사제단과 신자 등 1000여 명이 참례해 대성당 안을 가득 메웠다.

골롬반회는 미사 중 회헌과 창설자 에드워드 갈빈 주교, 존 블로윅 신부의 인물화를 봉헌했다. 또 갈빈 주교가 1927년 4월 20일 작성한 편지를 성우 김상현(소피아)씨가 낭독하기도 했다. 참례자들은 갈빈 주교의 편지를 통해 사회적 위기 속에서도 교회 지도자로서 보여준 그의 깊은 신앙과 용기, 결단력을 확인했다.

갈빈 주교는 편지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 백성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견”이라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백성들과 함께 머무를 수 있으며 하느님 뜻이라면 죽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희생이 그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강론에서 “많은 선교사 신부님들의 땀과 헌신은 지역교회의 역사 그 자체였다”며 “골롬반회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적극 응답했으며, 한국에 필요한 하느님 사업을 잘 선택하고 펼쳐 좋은 성령의 열매를 맺었다”고 말했다.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호소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골롬반회 한국 지부는 전쟁과 평화 시기, 사회적 혼란시기와 새로운 도전이 가득한 시기들 안에서 85년 동안 함께 얽혀져 걸어왔다”며 “역사적 발걸음 안에서 우리는 한반도 전역의 평화를 염원하며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또 전대사를 포함한 사도적 축복을 전하기도 했다.

100년 전 아일랜드에서 갈빈 주교와 블로윅 신부에 의해 설립된 골롬반회는 전 세계 16개국에서 활동하는 국제 선교회다.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고, ‘정의와 평화,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일하며 지역교회 발전을 돕는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는 회원 10명이 1933년 10월 부산항에 도착하며 첫 발을 디뎠다. 골롬반회는 그동안 270여 명의 선교사를 한국에 파견했으며, 그 중 23명이 한국 땅에 묻혔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