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기자 체험기 / 1인 가구,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는 방법은

정다빈 기자
입력일 2018-11-20 수정일 2018-11-21 발행일 2018-11-25 제 3121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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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는 만큼 쌓이는 쓰레기…
생수·배달음식 등 일회용 경계해야

10년 전 이맘때 수능을 봤다. 그리고 그해 겨울, 대학에 진학하며 혼자 살기가 시작됐다. 혼자 살면서 가장 놀란 것은 홀로 만들어 내는 쓰레기의 양이었다. 버려도, 버려도 버릴 것은 또 쌓여갔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가 문제였다. 환경 담당 기자 8개월 차, 혼자 살기 10년 차로서 1인 가구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노하우를 공유한다.

1인 가정에 적당한 1.5L 정수기.

■ 하나, 미니 정수기로 플라스틱 생수병 몰아내기

식욕이 주로 ‘먹고 싶다’가 아닌 ‘마시고 싶다’로 발현되는 사람으로서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 탄산음료, 과일 주스 그리고 맥주는 생활의 동반자였다. 하루에도 몇 개씩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겨났다. 무엇보다 문제는 주기적으로 배달해 마시는 생수였다. 믿고 마실 수 있다는 ‘아리수’, 그러니까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방법도 고민해 봤지만 시중에 판매하는 생수도 제주도에서 올라온 생수가 아니면 손이 가지 않는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로서 썩 내키지 않았다.

찾아낸 대안은 ‘가정용 미니 정수기’. 1.5L 크기의 가장 작은 정수기를 구입해 그때그때 수돗물을 정수해 마신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작은 크기는 3만 원 정도. 사용법도 손쉽다. 4주에 한 번 갈아 주는 필터를 끼우고 수돗물을 흘려주면 끝이다. 가격도 크기도 사용법도 1인 가구에 적당한 데다 물맛도 나쁘지 않다.

텀블러 자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에코백.

■ 둘, 테이크아웃 컵 대신 선택한 텀블러와 텀블러 가방

테이크아웃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워낙 카페가 많고, 커피 소비량도 높은 한국의 대도시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실천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 회사 사무실에서, 집에서는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이용하지만, 외출 시에는 잊기 쉽다. 가뜩이나 무거운 짐에 텀블러까지 더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방 안에서 뒹굴다 결국 내용물을 쏟아내고 마는 텀블러를 볼 때면 그 불편함이 몇 배로 크게 느껴진다.

결국 깨달은 것은 텀블러는 예쁘기보다는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커피 텀블러 따로, 물 텀블러 따로 사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그래야 외출시 커피가 담겼던 컵을 씻지 못해 결국은 생수를 사고 마는 허망한 일을 막을 수 있다. 가뜩이나 가방 안에 굴러다니는 텀블러를 두 개씩이나 갖고 다니는 게 영 엄두가 안 난다면 양쪽으로 텀블러용 주머니가 마련된 에코백을 추천한다.

냄비를 들고가 포장해온 음식.

■ 셋, 배달음식은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의 적

혼자 살다 보니 배달 음식을 자주 먹게 된다. 배달 음식의 문제는 언제나 쓰레기를 남긴다는 것이다. ‘최소 주문 금액’이 있어 2인분 이상을 시켜야 하고, 혼자 다 먹지 못한 음식은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더 큰 문제는 상당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깨끗이 씻어 버린다고 죄책감이 덜한 것도 아니다.

고민 끝에 배달시키는 대신 직접 식당을 찾아 테이크아웃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1인 가구라도, 아무리 요리를 안 한다 해도 냄비 하나, 플라스틱 용기 하나쯤은 집에 있을 것이다. 냄비와 용기를 챙겨 음식을 담아오는 방법을 추천한다. 냄비를 소중히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다소 부끄럽기는 하다. 그러나 그때마다 되뇐다. 부끄러움은 잠시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는 영원히 썩지 않는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