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제24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이모저모·화보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8-11-20 수정일 2018-11-23 발행일 2018-11-25 제 3121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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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15일 의정부교구 한마음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제24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중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앞줄 가운데), 일본 오사카대교구장 마에다 만요 추기경(염 추기경 왼쪽), 한국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염 추기경 오른쪽), 일본 주교회의 의장 다카미 미츠아키 대주교(마에다 추기경 왼쪽) 등 한국과 일본 주교단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한일 주교들은 인공지능 시대에 적합한 젊은이사목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 10월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열렸던 세계주교시노드와 비슷한 흐름이면서도, 양국 사정에 맞는 청년·청소년사목을 모색한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주교들은 가정을 포함한 통합사목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다.

◎… 첫째 날인 11월 13일 ‘한국교회 청소년들의 현실과 사목 전망’을 주제로 제1발표를 한 의정부교구 청소년국장 김동희 신부는 2016년과 2017년 2년에 걸쳐 진행했던 의정부교구 사제단의 청소년사목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특히 김 신부는 가정사목과 성인사목, 청년·청소년사목, 사회사목을 연계하는 ‘통합사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현실화 해 나갈 추진체로서 통합사목센터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김 신부는 “오늘과 내일의 불안 속에서 미래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교회는 지금껏 교의적 신앙을 주입하느라 급급했다”며 “현장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은 실제 너무 힘들고 불쌍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정답을 찾기보다 하루 빨리 청소년들 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말로만 청소년들을 사랑하고, 청소년들이 교회의 미래라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청소년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시도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일 주교단이 11월 14일 경기도 남양주 마재성지에서 의수화가 석창우 화백이 수묵크로키 작품을 그리는 모습을 보고 있다.

11월 14일 마재성지 인근 다산 정약용의 고향에 있는 실학박물관을 방문한 한일 주교단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한일 주교들이 11월 14일 마재성지를 방문해 미사를 봉헌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제24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중 그룹토의를 진행하고 있는 양국 주교들.

◎… 둘째 날(14일) 박영서 박사(전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AI와 미래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박 박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지능을 갖게 된 현실세계의 아날로그형 사물들이 가상세계와 연결돼 생산과 서비스의 완전 자동화가 가능해지는 새로운 산업사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박사는 “AI가 인간 일자리를 상당수 빼앗을 것이라 해도 직관과 감성, 창의성 등과 관련된 직업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인간성 회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감정을 돌보고 가치관을 바로세우는 종교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박 박사는 밝혔다.

◎… 마지막 날인 15일 오전 한일 주교들은 그룹별로 4차산업혁명시대와 젊은이사목을 위한 주교들의 역할을 고민하고, 전체회의에서 그룹토의 내용을 나눴다.

1그룹은 오늘날 기술이 점점 발달되고 있다 해도 “사목은 기술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영성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가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반성하면서, 큰 단위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따뜻함을 전하는 소규모 프로그램을 지향하겠다고 했다. 2그룹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 경쟁사회의 어려움에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을 감싸는 모든 상황을 감안한 통합사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3그룹은 교회가 젊은이들 앞에 놓인 AI 문화 가운데 비인격적, 비문화적 부분을 찾아내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그룹은 청년·청소년들에 대해 ‘가르침의 대상이 아닌 사목 주체’임을 깊이 인지해야 한다면서,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찾아나서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 한일 주교단은 14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의정부교구 마재성지(주임 최민호 신부)를 찾아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이곳은 복자 정약종의 형제들을 비롯해 신앙을 증거 하다 순교한 그의 부인 성녀 유조이, 자녀인 복자 정철상과 성 정하상, 성녀 정정혜 등을 현양하며 조성한 성지다. 주교들은 정약종 일가가 이룬 성가정의 모범을 배우고자 이날 마재성지를 찾았다.

미사를 주례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강론을 통해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한글로 된 교리서 「주교요지」를 쓴 가장이기에, 복자 정약종은 얼마나 자녀들에게 훌륭하게 신앙을 전수했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사목의 시작은 잘 들음으로써 시작된다”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주교가 사제들의 말을 경청하고, 신자들의 말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