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10년간 12억 원 이상 기부한 (주)이피코리아 배문찬 대표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8-11-20 수정일 2018-11-20 발행일 2018-11-25 제 3121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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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이기에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86년 세례 후 신앙생활
레지오·교리교사 등 활동

배문찬 대표는 “항상 선교하는 마음으로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주)이피코리아 배문찬(바오로·54·서울 논현2동본당) 대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잘 쓰였으면 좋겠다”면서 11월 5일 기부금 1억 원을 (재)바보의나눔에 전달했다. 배 대표가 나눔 실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배 대표는 2008년부터 회사 명의로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 등에 꾸준히 기부해왔다.

지난 10년간 기부한 금액은 총 12억3893만7272원. 최근엔 1억 원을 개인 기부해 더미라클스(The Miracles) 17호 회원이 됐다. 더미라클스는 푸르메재단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5년 내 납부를 약정한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이다.

배 대표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나눔 실천에 나선 이유는 뭘까. 11월 14일 서울 성동구 (주)이피코리아에서 만난 배 대표는 “신앙인으로서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1995년 말 설립한 무정전 전원 장치(UPS) 전문 기업 (주)이피코리아가 10년쯤 지나 안정된 시점에서 그동안 품고 있던 뜻을 본격적으로 실천한 것이다. 그는 “평소 신념대로 그때그때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해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배 대표가 이렇게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게 된 것은 1986년 받은 세례의 영향이 크다. 당시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배 대표는 하느님의 존재를 알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20대 후반부터는 본당에서 사목회나 레지오마리애 활동을 했다.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 공부한 뒤 본당에서 교리교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본당 신부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영향 받아 한때는 선교사도 꿈꿨다고 한다. 배 대표는 “비록 선교사가 되진 않았지만, 항상 선교하는 마음으로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저는 ‘왜 사느냐’는 물음에 항상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답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함께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배 대표는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직원들도 회사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업무에도 더 충실할 수 있고 결국 회사도 잘 됩니다. 그렇게 얻은 결실을 또 직원들과 나누고, 결국 선순환을 이루게 됩니다. 지금 (주)이피코리아가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사는 삶을 계속 실천해오고 있지만, 배 대표는 여전히 하느님 앞에선 부끄러움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제가 기업인으로는 열심히 살아왔지만, 하느님 앞에 신앙인으로서는 부끄러움이 많습니다. 지금도 매주 미사에 참례하고 확실한 신앙심이 있지만, 신앙인으로서는 항상 마음에 짐이 있습니다.” 배 대표는 이 말을 하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이어 말했다.

“저는 받은 게 많습니다. 하느님께서 제 존재 자체를 주셨고, 가족과 직원들은 저를 사랑하고 믿어줍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이렇게 보람 있는 일도 할 수 있고, 누군가를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더불어 나누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나눔은 그 자체로 기쁘고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