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줌으로써 받는 기쁨을 청소년에게 / 이승훈 기자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11-20 수정일 2018-11-20 발행일 2018-11-25 제 312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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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학자 한스 큉 신부는 현대사회를 “익살스러운 것, 마음에 드는 것, 흥미를 일으키고 권태를 쫓아내어 결실을 얻어내는 것만이 주로 허용되는 ‘체험 사회’”라면서, 체험 사회의 원인을 사회가 죽음을 배제시킨 것에서 찾았다. 고통과 죽음에서 도망치려고만 하기에 자기반성과 철학이 사라지고, 무분별해진다는 것이다. 위령 성월의 끝자락에서 우리도 성찰해볼 만한 대목이다.

진리를 외면하고 피상적인 체험만을 추구하는 사회. 아마 그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고 있는 것은 그렇게 변한 세상에서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들일 것이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진리를 전해줄 수 있을까? 지난 11월 10일 여성가족부장관상을 받아 6년 연속으로 우수한 봉사터전으로 상을 받아온 수원교구 청소년법인 대건청소년회의 모습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대건청소년회가 운영하는 여러 봉사단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소외된 이웃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살피고 어떤 봉사를 할지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들은 봉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봉사가 기쁘다”면서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받는 것이 더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스도께서 죽음으로써 생명을 바쳐 보여주신 자기증여적인 사랑을 청소년들이 봉사 안에서 스스로 깨닫고 있었다. 소외된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고, 사랑을 실천하면서 그 안에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교회 내 청소년봉사활동이 더욱 활성화돼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처럼 “줌으로써 받는” 기쁨을 아는 청소년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