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종교 간 다툼 심화

입력일 2018-11-20 수정일 2018-11-20 발행일 2018-11-25 제 3121호 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교회 운영 난민수용소, 무슬림 민병대 공격 받아
성직자와 난민 40여 명 희생

【외신종합】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종교 간 폭력 다툼으로 알린다오교구 총대리 블레이스 마다 주교를 포함한 사제와 난민 40여 명이 죽는 비극이 발생했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11월 15일 무슬림 민병대가 알린다오교구 주교좌본당과 본당이 운영하는 난민수용소를 공격했다. 난민수용소에는 종교간 다툼으로 거주지를 잃은 난민 2만여 명이 지내고 있었다. 무슬림 민병대는 난민 수용소에 불을 질러 초토화시켰다.

알린다오의 에티엔 고데나하 시의원은 11월 17일 “현재까지 42구의 시신을 찾았으며 희생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고데나하 시의원은 “난민수용소는 전소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밀림이나 다른 수용소로 피신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희생자 중에는 알린다오교구 총대리 블레이스 마다 주교와 셀레스틴 응굼방고 신부도 포함됐다. 마다 주교는 민병대의 총격을 피하려는 난민들을 돕다가 총에 맞았다. 응굼방고 신부는 불에 탄 채 발견됐다. 희생자 중 다수는 산 채로 불에 타 죽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종교 간 다툼은 2013년 당시 프랑수아 보지제 대통령이 무슬림 반군에 의해 축출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그리스도인들도 민병대를 조직해 무슬림 반군과 간헐적인 전투를 벌여 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유혈 참극에 위로를 전하고 지역의 평화를 빌었다. 교황은 11월 17일 삼종기도를 주례하면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난민수용소에서 발생한 비극적 학살에 슬픔을 느낀다”면서 “희생자와 부상자를 위해 기도하고 평화가 필요한, 사랑하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폭력이 멈추길 기도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