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평신도 희년의 정신을 되새기며 / 최용택 기자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8-11-13 수정일 2018-11-13 발행일 2018-11-18 제 312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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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가톨릭 신자들 가운데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를 일컫는 말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평신도가 사회의 누룩으로서 세상에서 주 예수님의 부활과 생명의 증인이 돼야 하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표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설립된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한국평협) 50주년을 맞아 한국 평신도 희년을 선포했다. 한국평협은 희년 동안 평신도들이 전대사에 참여해 하느님과의 관계와 가톨릭 신자로서의 신원을 회복하도록 촉구했고, 다양한 학술대회 등으로 평신도의 소명을 알렸다.

세상에서 살아가는 평신도의 신원과 사명을 되새기며 그에 합당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희년을 보냈지만, 교회 내 평신도의 지위와 역할은 바뀐 것이 없다. 교회를 구성하는 하느님 백성의 대다수는 평신도이지만 여전히 수동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평신도들은 교회 안에서 책임과 권한을 갖고 활동하길 원하지만, 그동안 교회를 지배해 왔던 성직자 중심의 교회 문화라는 벽에 막혀 있다.

희년은 끝났지만 우리는 희년의 정신을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 평신도 희년 현수막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평신도인 성 정하상 바오로의 초상이 함께 그려져 있다. 이는 사제와 평신도가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는 가운데, 함께 복음의 기쁨을 증거하자는 염원을 담은 것이다. 성직자들은 권한을 조금 더 내어놓고 평신도들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교회에 책임을 지고 활동하자.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교회를 희망한다.

최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