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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순 수녀 교도소 일기] 77 가정 파괴범은 누구인가 13

최남순 수녀 ㆍ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입력일 2018-11-08 수정일 2018-11-08 발행일 1993-10-17 제 1876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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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기쁨의 생활은 기도 자체

이웃사랑으로 주께 나아가야
사랑하는 그레고리오에게

잘 있었니? 편지 잘 받아 보고 있는데 좀 더 깊이 살도록 노력해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항상 제자리걸음만 하지 말고. 기도해 주어서 고맙고, 덕분에 피정 잘했다. 이젠 실천할 것만 남았다.

지난날을 반성해 보니까 내가 나한테 속아서 산 것이 너무 많더라. 우리는 매순간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퇴보야. 영신생활이란 정지 상태가 없단다. 이번엔 두드러지게 깊이 들어온 것은 세 가지였어.

첫째, 예수님의 마음을 내마음속 깊이 속속들이 채우는 것, 그렇게 되면 보고 듣고 생각하고 손짓, 발 가는 곳, 판단 모든 것이 예수님을 닮을 수 있지 않겠니?

마더 데레사가 자기 수녀들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수녀들이여 기뻐하라. 오늘날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구원사업을 계속하게 되었다. 우리들 안에서…”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살아주신다.

둘째는 모든 일에 있어 오로지 아버지의 뜻만이 이루어지기 바라는 것. 셋째는 모든 일과 사람, 사건과 모든 것 안에서 꿈에라도 예수님만 보려는 생활이다.

9월3일은 너의 영명축일이지 축하한다. 기도할게. 예수님의 사랑 많이 받고 주위 동료들안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생활이 되도록 노력해라. 내 이웃은 내가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사다리라고 한다. 그들을 사랑함으로 우리는 아버지께 인도되는 것이야.

“예수님”하고 아주 작은 소리로 자주 불러 봐라. 주님이 너와 함께 가까이 계심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항상 기쁘게 살고 감사하는 생활, 그자체가 훌륭한 기도란다.

주 안에 안녕. 최 수녀.

최남순 수녀 ㆍ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