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교회 안의 남녀평등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
입력일 2018-11-06 수정일 2018-11-07 발행일 2018-11-11 제 3119호 1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교회서부터 여성 신자들 능력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를

【질문】교회 안의 남녀평등

현대 사회에서 남녀 간의 평등은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남녀평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과연 가톨릭교회 안에서 남녀평등과 관련해서 개선할 것들은 없을까요?

【답변】교회서부터 여성 신자들 능력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를

남녀평등이란 사람이 성(性)에 의한 차별을 받지 않고 평등한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법 앞에 평등하다고 명기합니다. 남녀가 평등하다면 굳이 법에서까지 평등하다고 선언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현실적으로 남녀 차등이 존재하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일반 사회에서 아직도 차등이 존재한다고 보이고, 교회 내에도 있다고 봅니다.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경제포럼(WEE) 등 세계기구는 세계 각국의 성평등 수준을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발표한 성불평등지수(GII)는 생식 건강, 여성 권한, 노동 참여 등 인간 개발의 기본적인 요건에서 발생하는 성불평등으로 인한 인간 개발의 손실을 측정하여 발표하는 지수입니다. 우리나라는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2018년 발표한 성불평등지수(GII) 순위에서 10위권입니다.(여성가족부, ‘성평등 관련 국제지수 2018’)

사회문화적인 영향으로 우리가 아직도 전통적인 여성상을 여전히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교회에 실제로 나오시는 분들을 성별로 보면 여성이 절대적으로 수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여성 신자들이 교회 전반에서 본인들이 지닌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회가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상담을 하는 사제로 느낀 바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표현들 중에 상당히 거칠고 남성 중심적인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또한 대학과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여성 신학에 대한 연구와 가르침이 좀 더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폐막하면서 던진 다음 메시지들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우리는 딸이든 아내이든, 어머니이든 홀어머니이든, 모든 상황의 여성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봉헌된 동정녀와 독신녀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은 거대한 인류 가족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교회는 여성을 들어 높이고 해방시켜 주었으며, 여러 세기를 내려오며 다방면에서 근본적인 남녀평등을 부각시켜 왔음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그러나 여성의 소명이 충만히 성취되는 때, 여성이 사회 안에서 지금까지는 결코 가지지 못하였던 영향력과 명성과 힘을 얻을 때가 왔고 또 이미 와 있습니다. 따라서 인류가 깊은 변화를 체험하는 이 순간에, 복음 정신에 충만한 여성들이 인류가 타락하지 않도록 돕는 데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진리를 온유하고 부드럽고 알기 쉽게 만들 줄 아는 여성 여러분, 이 공의회의 정신이 단체와 학교, 가정, 일상생활에 스며들도록 노력하여 주십시오. 그리스도인이든 비신자이든 온 세상의 여성 여러분, 역사에서 지극히 중대한 이 시기에 여러분에게 생명이 맡겨져 있으며, 세계 평화의 수호가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메시지. 1965년 12월 8일.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 - ‘여성들에게’ 중에서)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마르 10,6)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