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군복음화 현장을 찾아서] 공군작전사령부 칠성대본당-생활성가 콘서트 열리던 날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11-06 수정일 2018-11-06 발행일 2018-11-11 제 3119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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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높여 찬양하며 주님 안에 일치 이뤄
본당서 세 번째로 공연 펼친 신상옥 선교사와 인연 깊어
함께 노래하며 공동체 화합 
특유의 끈끈한 단결력 보여

신상옥·인명금 선교사 부부가 10월 28일 공군 칠성대본당에서 생활성가 콘서트를 열고 있다.

경기도 평택 공군작전사령부 영내에 위치한 군종교구 칠성대본당(주임 최권우 신부)에 10월 28일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한국 가톨릭교회 생활성가계를 이끌어 온 신상옥(안드레아·54·인천교구 부천 중1동본당)·인명금(소피아·46) 선교사 부부가 이날 오전 10시30분 주일미사가 끝나고 1시간 가까이 생활성가 콘서트를 열었다. 칠성대본당 신자들에게는 무척 특별한 선물이었다.

신상옥 선교사는 칠성대본당과 인연이 깊다. 군종교구에서 발간한 「천주교 군종교구사」를 보면 칠성대본당 약사에 1995년 ‘신상옥과 형제들’이 본당에서 음악회를 개최한 것을 그해 가장 큰 행사로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민간본당이라면 생활성가 가수가 공연을 연 것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있지만 군인 신자들과 가족들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된다.

신상옥 선교사는 1995년 칠성대본당을 처음으로 찾은 데 이어 2006년에 두 번째 공연을 가졌다. 12년 만에 본당 공동체 초청으로 열린 세 번째 공연을 준비하는 신 선교사 부부의 마음은 각별했다. 아들만 셋을 둔 이들 부부는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 모두 군복무 중에 있어 길을 가다가도 군복을 입은 병사들을 보면 모두 아들 같아 마음이 짠하다. 특히 공군작전사령부 인근 육군 예비군 훈련부대에서 군생활 하고 있는 둘째 아들이 매주 주일미사를 칠성대본당에서 봉헌하다 보니 이날 공연은 군대 간 아들과 부모의 애틋한 상봉의 시간이기도 했다.

주일미사에 참례한 100여 명의 군인 신자들과 군 가족들은 자리를 정돈하고 콘서트가 시작되기를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기다렸다. 신 선교사가 기타를 메고 아내와 함께 신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후 인사말을 건넸다. “여러분 모두가 각기 다른 상황에서 생활하시겠지만 오늘 음악 피정에서 여러분께 주시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받기를 바랍니다.” 인 선교사도 “제가 아들을 셋 낳았는데 큰아들과 둘째아들이 군복무 중이어서 군복 입은 병사 모두가 제 아들 같아 보인다”며 “다른 아들들 앞에서 찬양하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신 선교사 부부는 ‘찬양하라 주님의 이름을’, ‘주님 계신 곳 어디나’, ‘임 쓰신 가시관’ 등 한국교회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생활성가들을 들려줬다. 칠성대본당 신자들은 생활성가를 따라 부르고 율동을 함께하며 하나된 공동체의 모습과 칠성대본당 신자라는 자부심을 확인했다.

타 군도 마찬가지지만 공군의 단결력은 유명하다. 전투기가 뜨고 작전을 수행하고 기지로 다시 안전하게 복귀하기까지 부대 내 모든 병력이 일심동체로 움직이는 것이 공군의 특성이다. 신 선교사 부부가 선사한 생활성가 콘서트 안에서 동화된 칠성대본당 공동체의 모습에서도 공군의 끈끈한 단결력과 일치, 화합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다.

콘서트 후 칠성대본당 신자들은 본당 식당에서 성모회 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점심을 같이 먹었다. 주일미사 후에는 꼭 모든 신자들이 모여 식사를 같이 한다.

이날 미사에 참례하고 생활성가 콘서트를 지켜본 공군방공유도탄사령관 윤성한(토마스) 소장은 “칠성대본당은 하늘 길을 인도하는 북두칠성에서 이름을 따온 것에서 알 수 있듯 공군 전체에서 북두칠성 같은 역할을 하는 본당”이라며 “본당 신자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고, 저도 사령관으로서 신앙적으로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군 칠성대본당 주임 최권우 신부는 “병생활을 경험한 군종신부로서 병사와 간부 모두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그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 칠성대본당 주임 최권우 신부

“병사와 간부 각각의 고충 이해하며 둘 사이 잇는 가교 역할에 힘쓰죠”

군종교구 칠성대본당 주임 최권우 신부는 “신학생 때 병생활을 마치고 장교 신분인 군종신부로 사목하면서 병사들 못지않은 직업군인들의 고충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칠성대본당이 사목을 담당하는 공군작전사령부는 공군이 수행하는 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최상위 부대다. 부대 성격상 장교 비중이 높아 본당 신자 역시 장교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 신부는 “병사들은 장교를 포함한 군간부들을 자신들에게 일을 시키고 군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같은 장교 입장에서 바라보면 간부들과 그 가족들의 고충과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의 자리는 소중하다”며 “저는 병생활도 했고 장교로 군복무하고 있기 때문에 병사와 간부로 생활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본당 사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병사와 간부 모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서 제가 그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최 신부는 칠성대본당 공동체 구성원들에 대해 “군종교구 본당에는 민간본당에 비해 평신도 단체가 많지 않아 단체에서 봉사하는 신자들 한 분 한 분이 참으로 소중한 본당의 보배들”이라며 “특히 직업군인 신자의 아내들로 이뤄진 성모회는 칠성대본당에서 큰 일을 하는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성모회는 주일 오전 10시30분 미사가 끝나고 미사 참례자들 모두를 위한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뒷정리까지 책임진다. 평균 100인분의 식사를 매주 준비하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본당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이들도 성모회 회원들이다.

최 신부는 군종신부로 생활하면서 감사한 일이 많지만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순간을 “병사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라고 꼽았다. “병사들이 저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군종신부로서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공군 칠성대성당 전경.

■ 공군 칠성대본당·공군작전사령부는

군종교구 경기도 평택 공군 칠성대본당(주임 최권우 신부)은 공군작전사령부 사목을 담당한다. 공군작전사령부 안에는 방공유도탄사령부, 방공관제사령부, 작전정보통신단, 작전사령부 근무지원단 등의 부대도 위치해 있어 이들 부대 장병들은 칠성대본당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공군작전사령부 인근 육군 부대 장병 일부도 칠성대본당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한다.

칠성대본당과 공군작전사령부는 역사를 같이 한다. 1961년 7월 1일 공군작전사령부가 창설됐고 정확히 1년이 지난 1962년 7월 1일 칠성대본당이 본당으로 설립됐다. 초대 주임 김동옥 신부(수원교구)는 1962년 7월부터 1969년 6월까지 재임하며 칠성대본당의 기틀을 다졌다. 당시에는 금성대공소, 성요셉공소, 지성대공소 등 여러 공소를 관할했지만 현재는 부대 개편이 여러 차례 이뤄진 결과로 본당이 관할하는 공소는 없는 상태다.

1971년 6월 부임한 제3대 주임 김용길 신부(대구대교구)는 1972년 5월 수원교구 평택본당 주임 서강하 신부로부터 제대를 기증받아 7월 14일 공군참모총장과 공군 군종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택기지교회’ 준공식을 열었다.

1975년부터 1991년까지는 칠성대본당 주임 신부가 경기도 수원 제10전투비행단 화성대본당을 공동사목했는데 성당 건물을 개신교회와 공동으로 사용하다 보니 그 기간의 자료가 분실, 훼손돼 본당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

칠성대본당이 독립된 성전을 갖게 된 것은 제17대 주임 이영배 신부(수원교구) 재임기 때다. 이 신부는 1991년 8월 부임 후 새 성전 걸립 필요성을 느끼고 군예산을 지원받아 1992년 6월 21일 성당 신축 기공식을 열었고 1993년 1월 12일 머릿돌을 세운 뒤 2월 17일 당시 군종교구장 정명조 주교 주례로 새 성당과 성모동산 봉헌식을 거행했다. 칠성대본당은 1993년 봉헌한 성당을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