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평신도 주일 기획] 평화 시대, 평신도의 역할은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8-11-06 수정일 2018-11-06 발행일 2018-11-11 제 3119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평신도, 남북교류 마중물로”
교황 방북 위해 마음모아 기도
北 사제양성 지원 역할도 기대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분단과 분열의 아픔 치유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손병선, 담당 조성풍 신부, 이하 한국평협)가 11월 11일 제51회 평신도 주일 강론 자료를 통해 한국 평신도 희년을 마무리하며 전국의 모든 평신도들과 함께 되새기고자 선언한 내용이다. 한국평협은 평신도 희년을 마치며 다시금 희년의 정신으로 평신도 사도직을 더욱 새롭게 실천해 나가기 위해 위의 내용을 포함해 5가지를 선언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남북한 종교교류 강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한국평협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은 우선 현재 논의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의 사도로서 방북을 하게 된다면 이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대박’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평신도들은 기도와 마음으로 힘을 보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지금 불어오는 한반도 평화의 바람은 기적에 가깝다”면서 “이런 기적은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고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등 한국교회가 23년에 걸쳐 꾸준히 기도하고 염원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 회장은 “이 엄청난 선물이 깨지지 않도록 마음을 열고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조선카톨릭교협회는 정부의 관제 조직이며, 북한의 신자들은 북한 정부로부터 통제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신자들의 ‘진정성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북한에는 사제가 없다.

하지만 예수회 민족화해위원장 김연수 신부는 본지와의 대담(2018년 11월 4일자 19면 보도)에서 “북한에 사제와 수도자들은 없지만 엄연하게 천주교 신자들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해방 후 보편교회와 단절된 채 고아처럼 어렵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북한 신자들은 북한 유일의 성당인 평양 장충성당에 하루빨리 사제가 상주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방북은 북한에 평화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 신앙의 빛이 비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평협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손 회장은 “한국교회는 평신도로 시작된 교회”라면서 “훗날 북한에서 사제를 양성하게 된다면 평신도들이 이를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품었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장 변진흥(야고보) 박사는 “교황의 방북은 북한에 하느님의 나라가 임할 수 있도록 도우러 가는 것”이라면서 “교황의 방북은 목자가 양떼를 찾아가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 박사는 “십자가를 지는 용기와 의지가 담겨 있어야 하느님의 평화에 참여하고 실현할 수 있다”면서 “신앙인이라면 교황의 방북을 환영하고 바람직하다고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