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억압받는 이들 곁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다 20년째 매주 1회 무료법률상담 각종 공익 목적의 소송도 지원 억압·차별 맞서는 이들과 연대 ‘사형제 폐지’ 최전선에서 활동 인권 감수성 높일 교육도 진행
용산 참사, 쌍용자동차 해고 사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현장.
가장 외롭고 가장 힘겨운 투쟁의 현장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곁에는 언제나 천주교인권위원회(이사장 김형태 변호사)가 함께 서 있었다. 이 땅의 가난한 이들, 소외당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편에 서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를 실천하고자 노력해 온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018년 어느덧 활동 30주년을 맞았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촉발된 민주화 요청에 부응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인권증진을 목표로 활동을 시작한 천주교인권위는 30년의 세월 동안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 왔다. ■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 매주 월요일 오후 4시. 서울 명동에 위치한 천주교인권위 사무실은 낯선 사람들의 방문으로 분주하다. 이들은 모두 천주교인권위 소속 변호사들이 매주 진행하는 무료 법률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다. 갑작스레 어려운 상황에 처한 교우들이 주로 방문하지만, 종교와 무관하게 법률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누구나 상담받을 수 있다. 천주교인권위는 지난 20년간 매주 1회 무료법률상담을 진행해 왔다. 경제적 이유로 법률 서비스를 누릴 수 없는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공익적 목적의 소송은 특별히 돕는다.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 의로운 인권변호사로서, 사회적 약자의 벗으로서 한결같은 삶을 살다 2004년 선종한 고(故) 유현석(요한 사도) 변호사의 유족들이 출연한 기부금으로 구성된 유현석공익소송기금이 천주교인권위의 모든 공익소송을 지원한다. 구치소에 적정한 수용인원을 초과하는 수형자를 수용해 문제된 ‘서울구치소 과밀수용 헌법소원 사건’의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고, 유치장의 화장실이 여닫이문만 달려 있는 개방형인 것은 유치인들의 정신적 손해를 초래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 낸 것도 유현석공익소송기금 덕이다. 자본과 권력의 냉혹함을 마주하고 억압과 차별에 맞서는 이들을 법률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원하는 연대 활동 또한 천주교인권위의 주요 활동이다. 특히 촛불혁명, 제주해군기지 반대활동 등에서 천주교인권위는 시민단체와 교회를 잇고 연대를 도모하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다.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모든 차별과 억압, 침해에 대항하고자 하는 소외된 이들을 위한 목소리로서 천주교인권위는 30년째 작은 사무실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