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남자와 여자는 왜 그렇게 대화 방법이 차이가 나는지요?

이성, 즉 여성과의 대화에 정말 큰 어려움을 느낍니다. 어떤 경우에는 도저히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자꾸 싸움을 하게 됩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남녀의 대화 방법에 대해서 찾아보기도 했지만 실제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문제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감정적인 싸움으로 번지곤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답변】내 안에는 남성성과 여성성도 있어… 서로의 욕구 차이 이해해야

현실요법의 창시자 윌리암 글라써(William Glasser)에 따르면 인간은 생득적으로 다섯 가지 욕구를 갖고 태어나는데, 타고난 각 욕구에 대한 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욕구 강도에 따라 사고, 감정, 행동의 동기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즉, 인간은 다섯 가지의 기본 욕구 중에서 더 강하게 자신의 사고, 감정, 행동 등을 선택하게 하는 기본 욕구가 있답니다. 이러한 강한 기본 욕구를 바탕으로 언제나 매 순간 욕구를 충족하고자 최선을 다하게 되고 여기서 관계상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중 사랑과 소속의 욕구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특히 남녀 간 사랑의 욕구 강도에 너무 큰 차이가 나면 사랑의 욕구가 높은 쪽이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답니다.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배려를 해주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한 힘의 욕구 경우는 대체로 남자 쪽이 조금 높은 성향을 보이기 쉽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녀 모두 힘의 욕구가 높지 않고 사랑의 욕구가 높으면 남녀 사이가 아주 좋겠지만, 둘 다 사랑의 욕구가 낮고 힘의 욕구가 높으면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상태에 들어가기 쉽습니다.

만약 남녀가 서로 다른 욕구를 동시에 충족하고자 한다면, 서로 다른 욕구를 충족하려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은 사랑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지금 만나고 싶어 하나, 남성은 힘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회사에 남아 일을 좀 더 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남녀가 같은 사랑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더라도 서로 같은 방법으로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같은 욕구 안에서도 갈등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즉, 여성은 저녁에 만나 파스타 집에 가길 바라지만, 남성은 된장찌개를 먹고 싶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인간관계 속에서 갈등은 남녀의 차이도 있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방법의 차이도 크다는 생각도 듭니다.

분석심리학자 융(Jung)에 의하면, 인간의 무의식에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있답니다. ‘아니마’는 무의식적 여성성으로, 남성의 무의식 속에 있는 여성적 요소를 말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니무스’는 무의식적 남성성으로, 여성의 무의식 속의 남성적인 요소를 말합니다. 그러니 남성에게도 여성성이 있고, 여성에게도 남성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남성적, 여성적’이란 것은 보편적인 특성일 수 있습니다.

남성이 아니마와 긍정적인 관계를 잘 맺게 되면, 무의식이 의식으로 확장되어 여성들과 대화도 잘하고, 사람들과 교감도 적절하게 잘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니마가 건강하게 발현되지 못하면, 잘 삐치고, 짜증 내고, 잔소리가 많아지며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드러납니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아니무스를 긍정적으로 잘 발휘하면, 좀 더 추진력도 있고 진취적이며 리더십도 있는 쪽으로 발전해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아니무스도 부정적으로 드러나게 되면, 남성들 못지않게 권위적이며 지배적이고 논쟁적이며 권력 지향적으로 돌변할 수도 있답니다.

내 안에는 남성성도 있고, 여성성도 있답니다. 그 두 가지가 서로 조화를 이룬다면, 좀 더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한답니다. 둘 사이에 소통 문제가 생겼을 때, 상호 간의 욕구 차이를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내 안에 존재하는 남성성이나 여성성을 잘 발휘하여 상대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상대방 문제가 곧 내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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