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10월 종교인 탈핵 서울순례

정다빈 기자
입력일 2018-10-23 수정일 2018-10-23 발행일 2018-10-28 제 3117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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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납건물에 구멍 발견된 한빛원전 4호기 즉각 폐쇄해야”
핵 방사성 물질 유출 막는 격납건물
최대 38㎝ 달하는 30여 개 공극 발견
시민들에게 핵발전 위험과 대안 알려

10월 18일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 선 종교인 탈핵 서울순례단이 한빛 4호기 핵발전소의 즉각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핵 없는 세상이 참된 평화’임을 외쳐 온 종교환경회의(상임대표 양기석 신부)가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격납건물에 공극(구멍)이 추가 발견된 전남 영광 한빛 4호기 핵발전소의 즉각 폐쇄를 주장했다.

매달 한 번 서울 도심 곳곳을 걸으며 핵발전의 위험성을 알려 온 5대 종단 환경단체 연합체 종교환경회의는 10월 18일 서울 종로 일대를 걸으며 ‘10월 종교인 탈핵 서울순례길’ 행사를 열었다. 오전 11시30분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출발한 순례단은 종로구청, 종로대로 등을 순례하며 시민들에게 핵발전의 위험과 대안을 알리는 전단을 나눠줬다.

특히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순례단은 지난달 발표된 민관합동 조사 결과 핵 방사성 물질 유출을 막는 격납건물에서 총 30여 개의 공극이 발견된 한빛 4호기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원불교환경연대 탈핵정보연구소 김복녀 소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빛 4호기 격납건물에서 최대 38㎝에 달하는 큰 구멍이 발견됐음에도 계속 조사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면서 “안전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이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순례단은 “지금이야말로 멈춰야 할 때”라며 한빛 4호기의 즉각 폐쇄를 주장하는 구호를 외쳤다.

지난 9월 12일 한빛원전 민관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따르면 한빛 4호기 격납건물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한 조사 결과 30개소에서 공극이 발견됐고 깊이는 8㎝ 이하가 8곳, 30㎝ 이하가 14곳, 38㎝ 이하가 8곳으로 밝혀졌다. 한빛 4호기는 공극 발견으로 지난해 5월부터 가동 중단 상태다.

한편 순례를 마치며 순례단은 탈핵 운동의 방식과 구호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에서 참석한 최 벨라뎃다 수녀는 “어느 순례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시민들은 핵폐기물 문제, 핵발전의 대안 문제에 많은 관심이 있는 만큼 단순히 ‘그만하자’는 구호에 그치지 말고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