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주님 계신 곳, 그 곳에 가고 싶다] 11월 3일 새 성당 봉헌하는 대전교구 세종성프란치스코본당

이주연 miki@catimes.krrn사진 박원희
입력일 2018-10-23 수정일 2018-10-23 발행일 2018-10-28 제 3117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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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첫 본당, 노아의 방주 닮은 신앙공동체로…
2014년 설립 당시보다 교적상 신자수 7배 늘어
세종성바오로·세종성요한 본당 분가시키기도
방주 닮은 외형… ‘내적 성전’ 완성에도 한마음

2012년 7월 1일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꼽힌다. 지난 5월에는 인구 30만 명을 돌파했다. 출범 당시 인구가 10만751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년 3만~5만 명씩 늘어난 셈이다. 앞으로도 계획인구 80만 명의 대도시로 커갈 전망이다. 세종시의 첫 본당 세종성프란치스코본당(주임 송준명 신부, 이하 본당)은 이런 성장도시 ‘세종’의 선교 교두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교적상 신자 893명으로 출발한 본당은 현재 6600여 명 신자를 보유한 대형 본당으로 성장했다. 이미 두 개의 본당을 분가시켰다. 본당은 11월 3일 성당 봉헌식을 앞두고 있다.

성전 제대 벽면에 걸린 올해 사목 지표 ‘성전 봉헌을 목표로 내 마음의 성전 완성의 해’처럼 이제 내적·외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세종성프란치스코본당은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전가톨릭대학교로 가는 길에 성당을 지나며 축복한 것을 기념해, 그해 11월 성당 명칭을 세종성프란치스코성당으로 변경했다. 사진은 성당 입구에 세워진 예수성심상과 프란치스코 교황 강복장 표지석.

■ 본당 승격 4개월 만의 기공식

2014년 1월 대전교구 조치원본당 금남공소에서 ‘세종본당’으로 승격된 본당은 그해 5월 성당 신축을 시작하고 2015년 3월 성당 건축을 완료했다. 실제적으로는 2014년 12월 공사가 마무리돼 12월 20일 신축 성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했다. 본당 승격 4개월 만에 기공식을 하고 7개월여 만에 공정을 마친 것이다.

이런 신속한 성당 건립은 당시 지역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기공식 즈음에 본당 관할 구역 내에는 이미 2만 세대가 입주한 상태였다. 매주 전입 신자와 주일미사 참례자가 급격히 늘었다. 본당 승격 후 첫 주일 미사 때 290명이었던 참례자 수가 1년이 채 되지 않아 1000명으로 불어날 정도였다. 신자들의 신앙생활 불편을 해소하는 것과 함께 선교 면에서도 ‘성전’은 시급히 마련돼야 했다.

‘세종의 첫 성당을 짓겠다’는 본당 공동체의 열의도 공사를 앞당기는 힘이었다. 신자들은 빠른 공사 진행을 위해 손수 현장 정리에 나섰다. 저녁 8시에 모여 밤 11~12시 공사장에 흩어진 목재, 합판, 철물 등을 정리했다. 한 번 작업할 때마다 200여 명이 모였다. 조금이라도 손을 보태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참여한 한 80세 어르신은 잘 보이지도 않는 시멘트 바닥에 앉아 2시간 넘도록 걸레질을 했다. 그렇게 하기를 다섯 차례. 공기(工期)는 한 달이나 단축됐다.

현장 소장처럼 공사장에서 붙박이로 작업 과정을 챙기고 재정을 아끼기 위해 직접 인테리어 공사까지 맡았던, 또 성전기금 마련차 십자가를 손수 제작한 송준명 주임신부의 솔선수범은 무엇보다 성당 건립에 대한 신자들 결의를 북돋우는 촉매제였다. 기도는 그 중심에 있었다. 기공식 후 6개월 동안 공사 현장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묵주기도와 십자가의 길 기도가 각각 봉헌됐다. 그렇게 기도 속에서 신자들은 성당 건립을 준비하며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져 갔다.

김태원(요한 세례자·60) 사목회장은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신자들이 한 공동체를 이뤄 단기간 내 성당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주임신부님의 열정과 신자들의 협조가 조화되며 서로 서로의 모습 속에서 화합의 공동체를 발견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런 역량은 ‘세종성바오로본당’, ‘세종성요한본당’을 분가시키고 성당 건립을 지원하는 밑바탕이 됐다. 이 과정에서 2014년 11월 성당 명칭도 세종성프란치스코성당으로 변경됐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전가톨릭대학교를 가는 길에 성당을 지나며 축복했던 것을 기념했다.

■ 노아의 방주

부지면적 1524㎡, 연면적 3060.14㎡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성당은 1층 만남의 홀, 2층 교리실, 3층 대성전, 4층 유아실과 방송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총공사비로는 부가세를 포함해 38억7000여만 원이 소요됐다. 설계 및 감리는 예안건축사무소(소장 정호영)가 맡았다.

성당 건물의 주된 콘셉트는 ‘노아의 방주’다. 스카이뷰로 본 전경은 ‘천국의 열쇠’를 형상화한 열쇠 형태다. 내부적으로 성당 입구에서부터 계단을 통해 3층 대성전에 이르는 길은 노아의 방주 의미처럼 ‘구원’을 향한 여정처럼 여겨진다. 스테인드글라스도 1층부터 3층까지 ‘방주’를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성당에 들어서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1층 만남의 홀은 첫인상에서부터 크고 웅장하다. 이 공간은 ‘아직 구원받지 못한 세상’을 상징한다. 대성전으로 향하는 계단을 뒤쪽에 배치해 ‘정화의 단계’라는 의미를 담았다. 오른쪽 벽면에는 성경 말씀과 이콘 작품을 설치해서 세상 사람들이 성경 말씀을 따라 구원으로 향함을 표현했다.

왼쪽에 자리한 카페 ‘프란시스’는 폴딩 도어를 사용해서 상황에 따라 개방을 쉽게 했다. 이 카페는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층 대성전 입구 계단에는 수직 창문 십자가가 배열돼 있는데, 이는 ‘하느님 구원을 향해 올라갈 때 반드시 십자가 길을 통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성전 내부는 ‘오로지 주님의 십자가 길을 바라본다’는 의미에서 2열 구조의 중앙 집중식으로 구성했다. 천장은 노아의 방주 안쪽 부분을 형상화했고, 7성사의 뜻을 담아 왼쪽 벽에 7개의 수직창을 설치했다. 파이프오르간은 전면에 배치했다.

■ 내 마음의 성전

“마침내 성전이 봉헌되고 완성되는 날 저희 모두가 당신을 향한 찬미와 감사 속에서 내 마음의 성전을 완성한 참된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요즘 본당 공동체는 미사 때마다 영성체기도 후 성당 봉헌 기도문을 바친다. 주례 사제의 선창을 따라 기도문을 합송하는 신자들 모습에서는 외형적인 성당 봉헌에 이어 각자의 마음 안에 그리스도가 머무는 성전을 완성하겠다는 다짐이 느껴진다. 공동체는 성당 기공식이 시작되면서부터 ‘성전봉헌 묵주기도’를 시작해 매년 100만 단 이상의 묵주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성당 봉헌식을 준비하며 1월부터 3월까지 전 신자 성경 필사를 진행했다. 3월부터 시작된 구역별 고리 기도는 성당 봉헌식 전날인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송준명 신부는 “여전히 성장이 진행 중인 세종 지역의 거점 본당으로서 성당 봉헌식을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오늘날 시대에 부응하는 본당으로서 모임과 나눔의 장소, 또 그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11월 3일 성전 봉헌식을 거행하는 세종성프란치스코성당.

세종성프란치스코성당 내부 정면.

성당 안 카페 ‘프란시스’.

이주연 miki@catimes.krrn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