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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 「세상의 빛」 펴낸 이기우 신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10-23 수정일 2018-10-24 발행일 2018-10-28 제 3117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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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리는 빈민사목 현장의 등대
가난과 멀어지면 복음과도 멀어져”

이기우 신부는 1988년 서울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보좌를 지낸 뒤,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했다. 이후 「간추린 사회교리」 개정판 교정 작업에 참여했으며, 현장에서 경험한 사회교리에 대한 가르침을 널리 전하고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가톨릭 교리서 「믿나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행복하여라」 등이 있다.

“사회교리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하느님의 가르침입니다. 신자들을 비롯해 더 많은 이들이 사회교리에 관심 갖길 바랍니다.”

저서 「세상의 빛」으로 제22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자에 선정된 이기우 신부(서울대교구·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파견)는 “한국교회는 다른 분야에 비해 사회교리 분야가 중요성에 비해 인식 수준과 보급률이 낮다”며 “평신도를 비롯해 평신도를 가르치는 교리교사, 사목위원, 성직자 등이 사회교리를 잘 알고, 언급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흔히 사회교리는 ‘묻혀 있는 보물’이라고 한다. 이 신부는 “가톨릭에는 3대 보화가 있다”며 “성체 신심과 성모 신심 그리고 사회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다른 두 가지에 비해 사회교리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부록에서 사회교리 연구와 가르침에 관한 지침을 쉽게 번역한 만큼, 너무 어려워하지 말고 잘 읽어보길 바란다”고 권했다.

심사위원장 심상태 몬시뇰은 연구상 심사평에서 “교회 구성원들의 관심이나 이해도가 낮은 현시점에서 사회교리 내용을 평이하게 해설해 신자들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작성됐다”며 “이 책은 빈민촌에서 생활하며 예수님을 따르는 삶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격려했다.

실제로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이웃이 돼 주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왔다. 1991년부터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해온 이기우 신부는 “사회교리는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할 때 가장 큰 버팀목이자, 빛을 밝혀주는 등대였다”고 밝혔다.

그에게 ‘가난’은 서품 당시 하느님과 약속한 성소이기도 했다. 그는 신학교 시절,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제생활을 봉헌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이 신부는 “빈민사목 현장은 일반 본당과 다르다”며 “단순히 기도하고 미사를 참례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교리 실천을 금과옥조로 삼았다”며 “교회 생명은 가난한 이들 안에 있으며, 가난한 이들과 멀어지면 복음과 멀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그는 4복음서 내용 안에서 사회교리 가르침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마태오 복음을 중심으로 「교회는 누구인가」 상·하권을 펴냈으며, 마르코 복음을 중심으로 「예수는 누구인가」를 쓰고 있다. ‘믿을 교리’와 ‘지킬 계명’을 사회교리적으로 해석하는 작업도 구상 중이며, 본격적으로 사회교리 연구 서적과 번역, 저술 작업을 할 예정이다.

● 연구상 수상작 「세상의 빛」

「간추린 사회교리」를 풀어쓴 해설서… 관련 사제양성 지침도 번역 수록

「간추린 사회교리」를 신자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해설서다. 「간추린 사회교리」를 위한 길잡이라고 할 수 있다. 「간추린 사회교리」는 100여 년 넘는 시간 동안 교황청에서 펴낸 사회교리 문서들을 한 권으로 집대성한 책이다.

수많은 사회교리 문서들의 주옥같은 내용을 한데 모아 연구와 독서 가치가 높지만, 방대한 내용으로 읽기 쉽지 않다. 「세상의 빛」은 색인과 목차를 참고해 사회교리 사전처럼 찾아보면 좋은 책이다.

부록으로 ‘사제 양성을 위한 교회의 사회교리 연구와 교육에 관한 지침’이 수록돼 있다. 1988년 가톨릭교육성이 발표한 내용으로, 30여 년 만에 국내 처음으로 번역됐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