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괜찮아, 네 사랑이 잠시 길을 잃었을 뿐이야」 펴낸 김효준 신부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8-10-16 수정일 2018-10-16 발행일 2018-10-21 제 3116호 1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김효준 신부 지음/136쪽/1만 원/생활성서사
“하느님 사랑하는 법과 사람을 사랑하는 법 다르지 않죠”
이타적 사랑에 대해 쓴 「생활성서」 연재물 모아 책으로
사랑에 대한 체험과 성경 말씀 연결시켜 하느님 일깨워
관계 안에서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에게 위로 전해
세상을 살며 어쩌면 가장 힘든 일은 주변 사람들과 ‘관계 맺는 일’이 아닐까. 특히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람들 혹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렵다. 혼란한 현대인들을 위해 김효준 신부(의정부교구 신앙교육원 원장)가 따뜻한 응원을 담은 책 「괜찮아, 네 사랑이 잠시 길을 잃었을 뿐이야」를 펴냈다.

“일상의 소소함에서 발견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내용 대부분이 제 경험입니다. 사적인 자리에서 친구에게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강론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어요.”

관계 맺기의 핵심은 사랑이다. 관계에 사랑이 빠진다면 자칫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신부는 이번 책에서 바로 이 사랑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독자들과 나눈다. 이 책은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담고 있다. 어렵게 느껴지는 성경말씀도 친구에게 건네듯 쉽게 녹여내려 했다.

성서신학을 전공한 김 신부는 이타적인 ‘아가페’ 사랑에 초점을 맞춰 글을 풀어간다. 책 내용들은 김 신부가 5년 전부터 2년여 간 월간 「생활성서」에 연재한 사연 중 16개를 추린 것이다.

김효준 신부는 책 제목에 대해 “뭔가 아주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김 신부가 말하는 사랑은 연애 감정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작고 예쁜 엽서에 대한 갈망으로, 때로는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실과, 전철에 마주친 기억나지 않는 상대에 대한 미안함으로도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이야기 속에서 김 신부는 성경 말씀을 연결시켜 일상에서의 하느님을 일깨운다. 물론 비신자가 보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한 에피소드에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주인공 소년이 떠오를만한 지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마르코 복음 구절이 떠올랐어요. ‘적당히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 없는 말이다. 사랑에는 온 마음으로 온 영혼으로, 온 정신으로, 온 힘으로 하는 사랑만이 있을 뿐’(‘당신을 사랑해요, 단, 적당히만요’ 중에서)이라고 말씀과 연결했죠.”

세상을 향한 사랑이나 하느님을 향한 사랑은 때로는 놀랍도록 닮았다. 사랑과 신앙 둘 다 상대를 위해 헌신하고, 인내하면서도 그 사랑의 반향을 기대하고 영원을 희망하기 때문이다. 김 신부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동시에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는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에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김 신부는 성경공부가 쉽지 않은 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수필 형식이지만, 현실에서의 경험을 복음말씀으로 연결시켰기에 자연스럽게 삶과 말씀을 이어서 생각할 수 있게 돕는다.

“많은 신자들이 성경에 대한 배움의 갈망은 있고, ‘성경을 모른다’라는 마음의 짐이 가장 첫 자리에 위치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막상 공부하려면 책은 어렵고 강의는 졸립죠. 하느님 말씀은 절대 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내 삶이 하느님 말씀과 분리되지 않았구나 하는 깨달음을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습니다.”

책 제목 「괜찮아, 네 사랑이 잠시 길을 잃었을 뿐이야」에 대해 김 신부는 “뭔가 아주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결국 하느님께서 좋은 걸 이끌어 주시고 마련한 선물을 주십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하느님의 위로를 담은 ‘괜찮아’라는 말을 제목에 넣어봤어요. 이 책을 통해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잘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