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제15차 세계주교시노드

입력일 2018-10-16 수정일 2018-10-16 발행일 2018-10-21 제 3116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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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처우 높아지도록 교회 구조 바꿔야”
사목현장·의사결정 참여 등 교회 내 여성 역할 확대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과 주교시노드 사무총장 로렌초 발디세리 추기경이 10월 11일 시노드 회기를 시작하며 기도를 하고 있다. CNS

【외신종합】 ‘젊은이, 신앙과 성소’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시노드)가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현재 교회가 겪고 있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교회 안 여성에 대한 처우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주교시노드에 참석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현재 교회는 전 세계적인 사제 성추행 문제뿐만 아니라 교회 안 여성의 처우 문제로 신뢰성에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교시노드 대의원 주교들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칠레에서 온 실비아 테레사 레타말레스 모랄레스(29)씨는 교회 안 여성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레타말레스 모랄레스씨는 “교회는 더 많은 여성이 대표직을 맡아야 하며, 여성들이 발언하고 활동할 수 있는 더 큰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사제 서품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교회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주요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모아에서 온 아우이마타기 조셉 사파티 모에오노-콜리오(31)씨는 “몇몇 대의원 주교들이 여성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관인 자격으로 주교시노드에 참석하고 있는 권미나 수녀(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학생상담센터장)는 특별히 사목현장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수녀는 “사목현장과 의사결정과정에서 수녀들의 역할이 제한되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의 신앙 여정에 수녀들과 평신도가 더 많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권 수녀는 “젊은이들은 불평등과 소외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이들은 협업과 평등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LA대교구의 로버트 배런 보좌주교는 “주교들의 시노드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투표를 할 수 없지만,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있으며 이들의 의견이 최종 보고서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 임명 대의원으로 주교시노드에 참석하고 있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10월 5일 ‘오늘 대한민국 청년’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 주교는 2016년 ‘촛불혁명’을 예로 들며, “한국의 청년들은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한 열정으로 비폭력 혁명을 이뤄냈으며, 세계 곳곳에 있는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고 있다”면서 “교회는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가슴 안에 있는 하느님과 선에 대한 열망을 이미 표현하고 있는 젊은이들 앞에서 그리고 그들 곁에서 그들을 동반하고 이해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주교는 조선의 평신도 젊은이들이 진리를 찾다가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교회는 이제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평신도 성소를 찾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교시노드 대의원과 참가자의 발표 내용은 최종 보고서에 포함될 예정이다. 주교시노드 사무처는 10월 10일 최종 보고서를 작성할 12명의 대의원들을 발표했다. 최종 보고서 작성위원회는 브라질리아대교구장 세르히오 다 로차 추기경이 이끌며, 인도 봄베이대교구장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추기경을 비롯해 5명의 추기경과 3명의 주교, 4명의 사제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