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서울대교구 민화위 평화나눔연구소 세미나

정다빈 기자
입력일 2018-10-16 수정일 2018-10-16 발행일 2018-10-21 제 311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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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에 대한 무대응은 평화 위한 선택”

10월 12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평화를 위해 일한 가톨릭 선구자 장면’ 세미나에 모인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장면 박사의 삶과 업적을 통해 그리스도인 정치인으로 장면의 삶을 재조명했다.

대한민국 제2공화국 국무총리 장면(요한) 박사를 ‘평화를 위해 일한 가톨릭 선구자’로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장면 박사는 이승만 초대 정부의 독재에 대항한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선구자이자 사회 질서를 재건하는 데 가톨릭 사회 원리를 실천에 옮기려 했던 대표적인 그리스도인 정치인이다. 그러나 5·16군사정변에 강경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은 장면 박사가 평생 짊어져야 했던 무거운 멍에였다.

장면 박사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며 그리스도인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성찰하기 위해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 부설 평화나눔연구소(소장 최진우 교수)는 10월 12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평화를 위해 일한 가톨릭 선구자 장면’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장면 박사의 실각은 군대를 동원해 정변을 진압하는 경우 생기게 될 인명 피해를 막는 것, 곧 정권 수호보다는 생명 수호를 더 큰 의미로 확신한 결과”였다며 “장면 박사는 우리 민족이 참으로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시기 위해 내려주신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축사는 염 추기경의 해외 일정으로 정세덕 신부가 대독했다.

‘역사와 교회의 밀알 장면 요한’을 주제로 발표한 창원대학교 홍성군(바오로) 교수 또한 장면 박사가 쿠데타 세력에 무력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것은 “개인적인 치욕을 감수하고 이 땅에 평화의 초석을 굳건히 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장면이 자신의 명예 대신 평화를 선택한 결과로 받아쓴 것은 치욕의 가시면류관이었지만 그것이야말로 인간 장면이 거둔 최고의 공로이자 진정한 승리였다”고 덧붙여 신앙인으로서 십자가의 길을 기꺼이 선택했던 장면 박사의 생애를 되짚었다.

이어 경희대학교 허동현(스테파노) 교수는 “정국의 변화에 따라 세속적 지위나 위치는 부침했지만, 태어나 생을 마칠 때까지 장면 요한은 신앙인으로 일관된 삶을 살았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장면 박사의 삶을 돌아봤다. 허 교수는 “정치가로서 장면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건국공로자이자 이승만 독재에 맞선 민주투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냉전 시대를 살았던 그에게 그 시대의 한계를 왜 넘지 못 했냐고 책망하기보다 자유민주주의와 가톨릭교회의 가치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업적을 평가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