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복음의 온기를 기다리는 노인들

입력일 2018-10-16 수정일 2018-10-16 발행일 2018-10-21 제 311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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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중요한 화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 중 14.3%, 가톨릭신자 중 65세 이상 비율이 18.4%로 집계된 현재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요즘 성당마다 엘리베이터 없는 곳이 거의 없고, 좌석도 꽤 편안해졌다. 사회복지 운영의 노하우가 있기에 노인들을 보다 편안하게 돌볼 수 있다.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는 이미 12년 전에 노인들 눈높이에서 「어르신 예비신자 교리서」를 펴냈다. 어느 정도 외적 준비는 갖췄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적 준비다. 적어도 본당 차원에서 노인들에게 어떤 자리를 내어 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여러 단계로 고민해야 한다. 어떤 역할이 주어지느냐에 따라 교회 내 노인들의 복음화는 물론, 교회 밖 노인들을 초대할 수 있는 여건 또한 달라질 것이다.

세상의 노인들을 보자. 소위 ‘태극기’로 분류되는 화난 노인들은 현 세상이 불편하다. 젊은이들은 입에 담기 힘든 혐오표현들로 노인들과 선을 긋는다. 어느 순간 사회적 연결망이 끊어지고,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사는 노인들이 점점 늘어난다. 요즘 세상의 노인들은 외롭다. 가난하다. 따뜻한 온기가 그리운 노인들. 교회가 그들을 찾아가야 할 사명이 좀 더 명확해진다.

“세상에서 강한 호소력을 지닌 복음적 증거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가난한 사람, 약한 사람, 고통 받는 사람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입니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 4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