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뷰/ 다니엘 헤르츠 국제 오르간 콩쿠르 우승한 오르가니스트 최수영씨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10-09 수정일 2018-10-09 발행일 2018-10-14 제 3115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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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간 매력은 영원성… 위로 되는 음악 하고 싶어”
지휘자로서 견문 넓히기 위해 교회음악 학사 과정도 공부
유럽 성당서 연주활동 지속
“세상 기준으로 행복 찾기보다 예수 닮기 위해 노력하고파”

오르간을 연주하는 최수영씨. 최씨는 “끊임없이 기도하며 주님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말한다.

오르가니스트 최수영(프란치스코)씨가 지난 9월 7~14일 이탈리아 브릭슨에서 열린 제6회 다니엘 헤르츠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년 전 한국인 최초 입상에 이어 두 번째 쾌거다.

심사위원장이자 덴마크의 대표 오르가니스트 비네 카트린 브라인도르프(Bine Katrine Bryndorf)씨는 그의 연주를 “기쁨이 흘러넘친다”고 평가했다. 감정 표현보다 기술적인 테크닉 완성이 중요한 콩쿠르에서 물 흐르듯이 연주했다는 뜻이다.

최씨는 “우승의 영광을 누릴 수 있어 감사하다”며 “오르가니스트로서 또 전례 음악가로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대회 준비 기간 동안 매일 5~6시간 정도 연습을 했다. 그러면서 육체와 정신적으로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등 스스로에게 엄격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세대 음대를 졸업한 그는 2010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대학원 석사 과정과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한 뒤 현재 독일 레겐스부르크 교회음악대학 교회음악 과정(지휘 및 오르간 즉흥연주)에 재학 중이다.

그가 다시 교회음악 학사 과정을 선택한 이유는 오르간 연주 뿐 아니라 지휘자로서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다. 또 우승 소감에서도 언급했듯, 연주자이자 전례 음악가, 교육자로서 좀 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독일 오토보이렌대성당을 비롯해 룩셈부르크 노트르담대성당, 덴마크 오덴세대성당 등 유럽의 크고 작은 성당에서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오르간의 매력은 ‘영원성’과 ‘장엄함’이다.

“오르간은 다양한 음색과 오르간만이 줄 수 있는 영원성과 장엄함을 갖고 있습니다.

한 번 음을 누르면 음이 변하지 않고 지속되죠. 또 파이프 하나하나에서 울리는 소리들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유아세례를 받은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본당에서 오르간 반주를 시작했다. 신앙을 물려준 부모님이 교회 내에서 자연스럽게 봉사하길 원하시기도 했다. 1997년 서울 신천동본당을 시작으로 혜화동본당, 대치동본당, 오금동본당 등 여러 본당에서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했다.

현재 그의 신앙은 오르간 연주와 함께 무르익어가고 있다. 최근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본받고 닮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육신으로 살아가는 기간은 길어야 100년이잖아요. 죽고 난 이후를 생각하면 세상의 기준으로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 물질이나 명예 이런 것들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잖아요.”

“수도자들의 단순한 삶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영혼에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기도하며 음악가로서, 인간으로서 항상 노력하고 싶다”고도 했다.

“항상 뒤돌아보면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들이 하느님 계획 중 하나였다고 느낍니다.

안 좋은 일도 좋은 일이 생기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이자, 참 감사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감사한 마음으로 남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