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2021년 한국서 열리는 총회 준비차 방한한 ‘시그니스 월드’ 헬렌 오스만 회장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10-09 수정일 2018-10-09 발행일 2018-10-14 제 3115호 2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가톨릭 언론인, ‘평화 저널리즘’ 지향해야”
자극적인 취재·보도에 익숙해진 현 언론
사회적 약자에 관심가지는 등 노력해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소통 중요

시그니스 월드 헬렌 오스만 회장은 “평화 저널리즘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계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 ‘시그니스 월드’(SIGNIS World)가 3년 뒤인 2021년 8월 서울 서강대학교에서 총회를 연다. 4년마다 여는 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시그니스 월드 회장단은 10월 4~6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회장단은 5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서강대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의정부교구 파주 참회와속죄의성당과 임진각을 방문했다. 지난 5일 서강대학교에서 헬렌 오스만(Helen Osman) 시그니스 월드 회장을 만나 한국 총회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헬렌 오스만 회장은 가톨릭 언론인이 지향할 방향으로 ‘평화 저널리즘’을 강조했다. 오스만 회장은 “우리는 증인이 돼야 한다”며 “가톨릭 언론인으로서 평화를 증진하고, 인류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들이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평화 저널리즘은 전쟁, 분쟁, 폭력 등을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을 말한다. 오스만 회장은 “언론인들은 대부분 자극적인 것을 취재해 보도하도록 훈련 받는다”며 “평화 저널리즘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언론인들의 자아성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을 취재하는 것은 쉽지만 평화적인 면을 취재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그니스 월드는 수호성인이자 ‘정의의 순교자’로 불려온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시성식인 10월 14일 바티칸 홍보국과 함께 평화 저널리즘 세미나를 진행한다.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산살바도르대교구장을 지낸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는 평생 가난한 이와 국가 폭력 희생자들을 대변해온 인권과 평화의 상징으로, 군사독재 정권에 항거하다 괴한의 총에 선종했다.

3년 뒤 열리는 시그니스 월드 총회의 주제도 ‘평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스만 회장은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한국 상황과 연관된 주제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그니스 월드 이사회는 지난 4월 한국에서 총회를 개최하기로 승인했다. 가톨릭교회에서 아시아가 점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교회는 아시아 지역교회 중에서도 신앙심이 깊고 강하다고 알려진 만큼, 이사회는 전 세계 시그니스 회원들이 본받을 만하다고 평가해 총회 개최를 결정했다.

시그니스 월드는 바티칸에서 공인한 단체로 TV, 라디오, 영화, 저널리즘, 인터넷, 미디어교육 분야에서 활동하는 가톨릭신자들의 모임이다. 전 세계 140여 개국 회원들은 교회 안팎에서 언론 자유와 표현 자유를 실현하며 매스컴사도직을 수행하고자 힘을 모으고 있다.

오스만 회장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가톨릭 저널리즘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바오로 사도가 광장 가운데로 간 것처럼 우리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을 한다면, 우리는 그곳에 있어야 합니다. SNS는 통제할 수 없는 자유분방한 환경이지만 그곳에 가야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